▲신동식 목사ⓒ데일리굿뉴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깨어있는 지식인이요 르네상스 인문주의자인 에라스무스에게서 꽃 망울이 피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반 성도였던 에라스무스는 로마 카톨릭 교회의 무지와 부패와 탐욕에 대하여 날카롭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는 1509년 『우신예찬』이라는 책을 써서 당시의 교회와 사제들의 무지를 비판하였습니다. 이러한 에라스무스는 이미 1505년에 헬라어 신약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존의 헬라어 성경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1516년에 헬라어와 라틴어와 함께 출판하였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죽기 한해 전인 1535년까지 계속하여 성경을 개정하여 출판하였습니다.
 
이러한 에라스무스의 성경번역은 영국의 윌리엄 틴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틴데일은 위클리리프의 제자들이라 할 수 있는 롤라드파에 영향을 받아서 당시 로마 카톨릭에 대하여 비판적이었습니다. 옥스퍼드에서 공부를 마쳤던 틴데일은 그러다가 1516년에 캠브리지에 갑니다. 그리고 성경번역에 대한 강한 도전을 받습니다. 이렇게 캠브리지에서 에라스무스에게 도전을 받은 틴데일은 라틴어에서 영어로 성경을 번역하였던 위클리프의 방법이 아니라 직접 헬라어에서 영어로 성경을 번역하는 작업을 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틴데일 성경입니다. 그리고 루터의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더욱 힘을 얻어서 1526년에 영어 성경을 번역합니다. 그리고 구약을 번역하는 가운데 1535년에 네덜란드에서 잡혀서 순교를 하게 됩니다.
 
사실 위클리프와 에라스무스는 종교 개혁 전야의 뜨거운 존재들입니다. 이들을 통하여 성경이 일반 성도들의 손에 오게 되었습니다. 마틴 루터는 에라스무스의 헬라어 성경 출판으로 인하여 독일어 성경을 번역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1522년, 1534년]. 성경이 사람들의 손에 들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틴데일은 자신이 성경을 번역한 이유를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복음서를 번역하게 된 동기는 매우 단순하다. 그것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할 정도이다. 어두운 곳을 걷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넘어져 다칠까 봐 빛을 비추어 달라고 당연히 요청하지 않겠는가? 하물며 그 넘어짐이 영원한 심판을 초래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이 이토록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갖는 것에 시기심을 품는 사람은 얼마나 사악한가?”
 
성경을 알지 못하면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은 가장 무지한 일입니다. 그런데 당시의 교회는 성경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사제들도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자국어로 번역되어지자 성도들이 각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들의 믿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읽자 성경에서 말하지 않는 것이 교회에서 너무나 많이 실행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지식인층에서 시작하여 일반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교회가 다시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롤라드 파 성도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성경을 읽고 성경에서 말하지 않는 것을 멈추라고 교회에 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하여 몰살당하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각성은 교회를 깨어나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어두운 새벽을 깨울 한 사람을 준비합니다. 바로 독일의 수사 마틴 루터입니다. 1517년 마틴 루터의 반박문은 그 동안 각개 전투로 진행되었던 개혁의 물결이 거대한 파도처럼 몰려오게 됩니다.
 
이렇듯 종교개혁의 전야에는 이렇게 전운이 돌고 있었습니다. 위클리프, 후스, 롤라드파, 에라스무스, 틴데일 그리고 무수히 함께 하였던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어두운 새벽을 살면서 동트는 그 시간을 위하여 인내하거나 생명을 내 놓았습니다. 역사는 그렇게 진행되는 것입니다.
 
개혁은 성경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성경이 사람을 깨우고 교회를 새롭게 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 성경을 통하여 성령이 역사합니다. 성경은 목사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신학자들의 놀이터가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더구나 자국어로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말로 주어진 성경을 무시하는 것은 중세 사제들과 같은 권위를 내세우는 것입니다. 모국어로 성경이 번역된 것은 교회를 위한 선물입니다. 성경은 읽고 듣기 위하여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성경이 있어도 읽지 않고, 듣지 않는다면 성도는 우매한 성도가 될 것이고, 교회는 타락하여 갈 것입니다. 교회 개혁은 성경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성경을 통하여 세상을 볼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으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성경이 모국어로 주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읽어야 합니다.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주 묵상해야 합니다. 그러면 성경이 우리에게 진리를 알려주십니다. 하나님은 성경은 목사와 신학자들에게 주신 것이 아니라 온 성도에게 주신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개혁은 말씀으로 깨어있는 성도로부터 시작합니다. 그 한 사람이 누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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