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인성 목사
북한이 지난 9월 3일 6차 핵실험과 9월 15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은 고도 약 770여㎞, 비행거리 약 3700여㎞로 미국령 괌을 통과하는 거리라는 것이다. 이것은 괌 주둔 미군의 방공 요격 망을 무력화 시켰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은 큰 상처를 입었고 한국은 양쪽에 끼어 힘들어 하고 있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로 경제적 압박을 받으면서도 축제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북한 6차 핵실험의 한반도 평화 위협 정도를 물은 결과 '76%가 위협적'이고 '20%는 위협적이지 않고 4%는 의견을 유보'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물은 결과 '37%가 가능성 있다'고 답했고 '58%는 별로 가능성이 없고,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여론조사는 핵이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기는 어렵다는 오랜 분단과 국제정세를 통해 직감하고 있는 것 같다.
 
평화만큼 우리에게 절실하고 필요한 것은 없기에 누구나 원한다. 그러나 참 평화에 이르는 길은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본 훼퍼는 '안전하게 난 평화의 길은 없다'라며 험난하고 긴장이 있음을 말했다. 평화는 정치적 협상, 경제 지원, 문화 교류는 물론 종교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한반도 상황에서 휴전 상태 즉 전쟁억제만으로 평화가 유지 된다고 볼 수 없다. 이념대립과 사회 갖가지 갈등은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분단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한반도의 반 평화 세력은 폭력으로 위협하고 분단을 고착시켜 권력유지에 몰두하는 양쪽의 세력이다.
 
그러나 양비론으로 양쪽 다 비난만 하기에는 72년 분단의 세월이 너무 길다.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핵이 존재하는 불행한 땅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는 서로 극단으로 치닫는 어리석은 싸움으로 판단을 흐리게 하지 말아야 한다. 으르렁 거리며 자존심을 건드리는 무분별한 말과 행동은 서로에게 재앙을 불러 올 수도 있다. 현실을 겸허히 직시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길로 가기 위해 조건 없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대화의 길이 평화에 이르는 첫 발걸음이다. 미국에도 북과 대화 하도록 우리가 나서야 한다. 우리도 북과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나는 대화를 통한 평화의 힘이 남북을 하나로, 더 나아가 비핵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핵보다 무서운 것은 증오와 불신이다. 그러나 핵보다 강한 것은 평화의 힘이다.
 
이런 긴박함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80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과 통일부의 발표에 박수를 보낸다. 러시아를 방문한 문대통령은 나진-핫산 공단 건설을 남과 북, 러시아가 협력하기로 합의 했다는 것도 평화로 가는 길이며 꽉 막힌 경제를 여는 것이다. 이렇게 다각도로 평화를 이루는 길을 찾아야 남과 북이 대화하면서 함께 번영의 길로 갈 수 있다.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는 활발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고 각종 문화, 체육 교류를 위해 힘써야 한다. 정치권에만 맡기면 권력을 위해 서로의 체제만 고집하게 된다. 이제 양쪽 체제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 요구를 받고 있다. 핵으로 벼랑 끝 전술을 펴는 북은 체제보장도 시급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 교류 없이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반증하고 있다. 남쪽도 신 자유경제체제의 폐단으로 심각한 양극화와 청년실업의 병을 앓고 있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양대 강국의 패권을 위한 싸움에 휘둘리지 말고 제 3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9년간 꽉 막힌 남북 관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북의 방문과 지원을 통한 나의 경험은 무한한 잠재력이 남과 북에 있다는 것이다. 남과 북이 서로의 장점을 합쳐 새로운 경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평화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마련 할 수도 있다. 물론 70년이 넘는 분단을 뛰어 넘어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가능하고 해야만 하는 것은 이대로는 공멸만이 있기 때문이다. 틱낫한은 "폭력은 두려움과 절망, 외로움의 표현이다." "화가 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그의 저서 <평화는 어떻게 시작되는가>에서 말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로마의 힘과 부의 평화가 거짓이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과 그의 삶이 참 평화임을 보여주셨다. 원수사랑은 우리의 현실을 초월하는 용기와 상상력이 필요하다. 핵 위기로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북한과 미국의 줄다리기의 위기는 곧 협상으로 갈 수도 있다. 평화의 길은 어딘가에는 반드시 열려있다.

*본 칼럼은 평화통일연대에서 발송하는 평화칼럼으로 평화통일연대 홈페이지(http://www.cnpu.kr/2017)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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