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교회 민낯 드러내는 교단총회…해법은 없을까?

[종교개혁 기획⑥]총회 기득권층 '권위주의' 벗어나야

홍의현(honguihyun@gmail.com)

등록일:2017-09-13 16: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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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세계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다. 이에 본지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는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교단 정치의 꽃으로 불리는 정기총회는 한해 교회 사역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결기구다. 하지만 오늘날 교단들의 총회는 부끄러운 한국교회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는 모임으로 전락해버렸다. 본래 역할을 감당하는 총회로 개선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국교회의 최고의결기구인 총회석상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촌극. 2012년 합동총회에서는 가스총이 등장하고, 2015년 대신-백석 통합총회에서는 목회자들의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데일리굿뉴스

'목회자 몸싸움', '가스총 반입'…촌극 난무하는 교단총회
 
2년 전 한국 장로교회에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다. 십 수년간 지지부진했던 예장대신교단과 예장백석교단이 전격 통합을 선언한 것이다. 당시 교단 측에서는 한국 장로교 3대 교단이 탄생했다며 하나님의 은혜로 통합이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통합을 반대하는 인사들은 "통합 과정에서 양 교단이 합의한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았"며 "'노회 수의'를 거쳐야 한다는 총회법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합 찬성 측에서는 "합의 사항은 모두 지켜졌으며, 통합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양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통합은 그대로 진행됐다.

반대 인사들은 통합 과정에서 교단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9월 통합총회' 이후에는 통합에 참여하지 않은 교회들을 중심으로 예장대신(수호 측)이라는 새로운 교단이 탄생하기까지 이르렀다.
 
2015년 9월, 통합총회가 진행됐던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는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통합을 진행하는 찬성 측은 용역업체를 고용해 반대 측의 총회 입장을 저지했고, 반대 측 인사들은 물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고 통합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통합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됐고, 현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통합 찬성 측)와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통합 반대 측)으로 나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교회 안에 두 개의 대신교단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12년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합동교단의 총무직을 수행하던 황규철 목사(현재는 총회에서 제명됨)가 자신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스총을 소지한 채 회의석상에 오른 일이다.
 
황규철 목사는 총회 당시 발언을 얻은 자리에서 가스총을 꺼내 보이며 앞에 앉아 있는 총회 대의원들을 향해 가스총을 겨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합동총회는 모 총회장 후보의 사생활(주점 출입) 등의 이슈가 발생하자 용역업체를 총회장소에 배치하며 언론의 출입을 막아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목회자들이 모이는 한국교회 교단의 총회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일반 평신도들이 볼 때 정치적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해석될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김경원 명예회장(서현교회 원로)은 "교단들의 총회 시즌이 되면 긍정적인 시선 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해야 할 총회가 인간적인 측면에 서서 이권 다툼을 벌여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교단총회 개혁 위해 '직분별 위계구조' 탈피해야"
 
매년 한차례 열리는 각 교단의 정기총회는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고 교회의 일치와 연합, 공공성, 통일성을 위해 논의하는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의 정치적 아집과 이해관계에 따라 계파를 형성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데만 급급한 기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구교형 상임이사는 "몇몇 총대들에게 권력이 모아지는 현재의 구조는 개교회의 입장이나 성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때문에 총회가 정치기구화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총회 자체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총회에 참석하는 총회 대의원(목사와 장로)만이 성스러운 직분을 감당하는 사람이라는 사고방식 자체를 교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만인사제설을 주창했던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이 오늘날 교회에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교형 상임이사는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변화하려면, 먼저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대사회적인 선한 사역과 더불어 교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전문적인 인사들이 다뤄줄 수 있는 총회로 바뀐다면 분명한 대안이 제시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교회 내의 위계적인 서열구조(목사-장로-안수집사-권사-집사-성도)를 없애고 직분에 따른 분명한 기능적인 역할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목사와 장로만이 참여할 수 있는 현 총회제도를 개선해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들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 남은 4개월 만큼이라도 말로만 개혁을 외치는 것이 아닌 진정한 교회개혁을 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교회 공공성 회복을 향한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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