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들의 권리신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교회 내에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회에 만연한 성차별 문제, 이에 대해 2주 간 살펴볼 것이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기독학생회 IVF가 '갓페미'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제공=한국기독학생회 갓페미 기획팀

교회 내 '성차별 사례' 끊임없이 나와

“남자 형제들의 신앙 생활을 위해 자매들이 치장해야 한다” “여자는 날씬해야 된다”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 전도에 도움이 되니, 경력 단절은 걱정 말고 그저 하나님 믿고 아이 낳아라”
 
이는 모두 교회나 선교 단체 등 기독 공동체에서 나온 말들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이런 경험들을 쉽사리 털어놓지 못했다. 교회에 문제제기를 하면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냐, 성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은 비성경적이다”라는 대답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학생회 IVF는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갓페미’ 행사를 주최했고, 그 동안 나오지 못했던 교회 자매들이 겪은 실제 사례들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IVF ‘갓페미’ 기획팀 표선아 간사는 “강남역 사건을 기점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이슈가 사회에 많이 올라왔는데 그런 흐름에 반해서 기독 공동체 안에서는 여전히 페미니즘과 거리가 먼 일들이 계속 당연하게 있어왔다”며 “성차별적인 것으로 고통받았던 자매와 형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앙 공동체 안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대하는 교회의 태도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교회를 향한 문제제기가 있을 때, 성급하게 판단하기 보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귀 기울여 듣고 소통하는 것이 기독교인으로서 먼저 취해야 할 태도라는 것이다.
 
청어람 ARMC 양희송 대표는 “일반 페미니즘과 기독교 페미니즘 간에 대안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는 차이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페미니즘의 문제제기에 누가 더 나은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는 결과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것이며, 기독교에서 더 나은 답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이라는 성 역할에 대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기독교인들이 많다.

이를 위해 페미니즘에 관한 건강한 토론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회가 공론화의 장을 마련하고, 목회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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