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마을로 유명한 양평을 지나다 보면 놀랄만한 크기의 조각들이 가득한 미술관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기독교 조각미술관 C아트뮤지엄이다. 작품마다 기독교적 의미가 담겨 있어 작품 감상을 통해 자신의 신앙도 성찰해볼 수 있다.
 
▲C아트뮤지엄의 대표작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상'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정관모 관장.ⓒ데일리굿뉴스

기독교미술상 수상 후 받은 소명…'영성 담은 작품' 제작

2006년 경기도 양평군에 설립된 C아트뮤지엄. 2002년 대한민국 기독교미술관은 수상한 조각계의 마에스트로 정관모 조각가가 설립한 미술관이다.

C아트뮤지엄이란 이름 역시 '이 시대에(Contemporary) 창조적인(Creativity) 기독교정신(Christianity)으로 정관모(Chung)가 만들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정관모 관장이 조각가로 활동할 때부터 기독교적 작품을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수상한 기독교미술상 수상이, 그의 작품 세계를 변화시켰다.

"기독교미술상을 수상한 후 '이 상이 과연 나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무엇일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하나님께 기도했죠. 기도한 결과 '과거에 만들었던 작품들의 주제가 어땠든 간에 앞으로는 기독교적 작품을 만들어라'라는 응답을 받게 됐어요. 그 이후부터 저의 모든 작품에 기독교적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약 7만 평 규모를 자랑하는 미술관에는 조각상 1000여 점, 그림 2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대부분 정관모 관장의 작품들로 예수의 부활과 십자가, 사랑 등 성경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작은 높이 22.5m 규모의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예수 얼굴상을 조각한 작품 중엔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 '다 이루었도다. 내 영혼을 주께 맡긴다'고 고백합니다. 이 때 세상의 모든 두려움과 아픔을 이겨내고 임종을 맞이하는 예수님의 표정은 어떨까란 질문을 하며 그 모습을 직접 형상화 했습니다."

예수상 밑 받침대는 로마의 지하묘지 카타콤베를 재현했다. 천천히 예수상 아래로 들어가면 어두 컴컴한 가운데 조용히 기도로 묵상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미술관 맨 위에 자리잡은 조각품도 눈에 띈다. 거대한 화강석 11개로 구성된 이 작품에는 각각 '내 영혼아 주님을 송축, 경배, 찬양, 기뻐하라'라는 문구의 초성이 새겨져 있다. 정관모 관장의 신앙고백이 담긴 것이다.

기독교 영성을 담은 조각을 만들기까지 그 과정은 치열했다. 정 관장은 최대한 성경 말씀을 객관화 시키며 기도로 묵상해 나갔다.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읽으며 성경 속 이야기를 어떻게 형상화 할 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성경 이야기를 주제로 택할 때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성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을 때, 작품을 만들 때도 핵심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도 늘 말씀을 읽고 기도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술관은 '사실조각가든' 추상조각가든' '시가 있는 동산' 등으로 구성돼 있어, 미술관이기 보다 마치 휴양림과 같은 느낌을 준다. 누구나 작품을 감상하며 신앙적인 쉼도 누리길 바라는 정 관장의 바람이 담긴 대목이다.

끝으로 정관모 관장은 "현재 미술관이 기독미술관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독교문화단지를 구성하고 싶다"며 "문화단지를 통해 기독문화 발전에 더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미술관 맨 위에 자리잡은 조각품 '홀리스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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