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들이 모여 스님이 연출한 <산상수훈>을 관람한 뒤 '4인 4색 토크시사회'를 진행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山上垂訓)>을 놓고 4대 종교인들이 나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불(佛)제자가 예수의 가르침을 영화로 풀어냈다는 참신한 시도에 박수가 쏟아졌지만, 기독교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성직자들은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모여 대해스님(58·본명 유영의)이 감독한 '산상수훈'을 관람한 뒤 '4인 4색 토크시사회'를 열었다.
 
개신교에서는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 천주교에서는 서강대 교수인 김용해 신부, 불교에서는 마가스님, 원불교에서는 권도갑 교무가 참석했다.
 
먼저 마가 스님은 "대해스님을 통해 하나님이 이 자리에 오신 것 같다"며 극찬했고, 권도갑 교무는 "평소 의문을 가졌던 성경 속 내용을 공감이 가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용해 신부가 "인간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존재다. '무엇을 믿을 것이냐'는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성서적 답변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반갑다"고 입을 열었다.
 
김 신부는 "그러나 제도 교회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영화 속 신학생들의 질문이 유아적이라고 생각된다"면서 "또한 72권이나 되는 성서는 쓰인 시기와 저자가 각각 달라 일관되게 꿰뚫기 어려워서 (영화 속 성서가)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극중에서 신학생인 도윤(백서빈 분)과 친구들은 '하나님은 먹지 말라고 할 선악과를 왜 창조했나', '천국에 가는 게 목적이라면 얼른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등 질문을 주고받는다.
 
최일도 목사 역시 "기독교는 하나님을 절대 타자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종교"라며 "영화는 너와 내가 남이 아니라는 불교의 '불이(不二)사상'으로 성경을 재해석해 인간과 하나님이 하나라는 결론을 낸다. 보수적인 신자들이라면 난리가 날 대목이다. 저는 비교적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는데도 당황스럽다"고 평가했다.
 
또한 "극중 배우가 '모두 알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더라. 사실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걸 알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신앙생활을 한다"고 꼬집었다.
 
영화 '산상수훈은' 지난 6월 세계 4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비경쟁부문인 '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됐다. 국내 개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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