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을 통해 개신교 교회의 역사가 시작된 지 500년. 그동안 교회는 여러 모양으로 분파, 발전되어 왔다. 이런 가운데 세월만큼이나 남남처럼 되어버린 교단들이 만나 서로의 독특한 역사와 역할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돼 주목된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이 서울 용산구 중앙루터교회에서 '한몸, 다른 모습 형제•자매된 교회 만나기'를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연속기획 포럼을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복교연, 침례교•루터교•아나뱁티스트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대표 이문식 목사, 이하 복교연)이 서울 용산구 중앙루터교회에서 '한몸, 다른 모습 형제•자매된 교회 만나기'를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연속기획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교단들의 신학과 예전, 문화 등을 소개하고 나누며 교회와 사회를 위한 연대를 모색해 보고자 마련됐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김복기 총무),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유관재 목사) 등 세 교단의 사역자들이 발표를 맡았다.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는 "루터교의 중요 교리는 만인사제설로 모든 세속 직업의 거룩함을 강조하면서 종교적 영역에만 국한된 거룩을 세속적 일상까지 확장 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신자의 만인사제직은 교회 내부의 직제 시스템과 교회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직제를 위계적 지위가 아니라 질서를 위한 기능적 분화로 이해했다. 서로의 직무를 상호 존중하는 것이 루터교회 직제의 기본 틀"이라고 전했다.

최 목사는 "그러나 후대에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루터는 오늘날 한국 기독교에서 미지의 인물로 남아 있고 그의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루터교회 역시 한국에서 희귀한 교회로 존재한다"며 "루터교회의 신학화 작업이 시급하며, 이를 통해 현재 대 사회적 이슈들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신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아나뱁티스트 센터 김복기 총무는 '근원적 종교개혁:아나뱁티스트와 매노나이트'란 주제의 발제를 통해 독특한 아나뱁티스트의 역사를 조명했다.

김 총무는 "1525년 1월 21일 스위스 취리히의 펠릭스 만츠의 집에서 처음 신자들이 모여 재세례를 시행한 것이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시작이 됐다"면서 "비록 겉으로 드러난 운동의 시작은 유아세례를 거부하는 모습이었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성경적 교회의 회복이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아나뱁티스트 역사는 1952년 한국전쟁으로 집을 잃은 난민들을 돕기 위해 들어온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와 더불어 시작됐다. 고아와 과부를 도우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구호활동을 전개했으며 ▲신앙고백 ▲반성직주의 ▲반성례주의 ▲성서의권위 ▲제자도 등이 교리의 핵심이다.

김 총무는 "이렇게 아나뱁티스트를 설명하다보면 많은 이들이 아나뱁티스트는 무엇이고 메노나이트는 또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서 "서구에서 아나뱁티스트와 메노나이트를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처음 듣는 이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나뱁티스트가 교회개혁 운동이라면 메노나이트는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여러 그룹 중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아나뱁티스트가 운동을 형성했던 큰 우산이었다면 메노나이트는 그 우산 아래 하나의 교단 혹은 교회로 존재하는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침례교에서는 김승진 목사(침례신학대학교 역사신학 명예교수)가 '침례교회 약사와 침례교 신앙의 특징'에 관해 발표했다.

복교연의 이번 포럼은 연속기획으로, 오는 9월 28일엔 구세군과 감리교, 성결교가 만난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구교형 목사는 “한국교회가 대형 주류 교단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소수교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자는 취지”라며 “한국교회가 다차원적인 만남을 통해 화해와 연대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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