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8일 원인모를 화재로 인해 교회 예배당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던 춘천중앙교회가 1년 만에 복원 공사를 마쳤다. 본지는 GOODTV와 함께 화재 당시는 물론 복구 현장을 직접 찾아 보도한 바 있다.

119년 역사의 교회가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는 것은 감리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도 큰 축복과 의미가 된다. 똘똘 뭉쳐 어려움을 이겨낸 성도들은 입당 예배에서 감격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춘천중앙교회가 화재 후 1년만에 예배당 복원을 마치고 16일 입당 감사예배를 드렸다. ⓒ데일리굿뉴스

예배당 복원까지 1년의 광야생활 

강원도 춘천시 춘천중앙교회(담임 권오서 목사)가 16일 온 성도 및 지역교회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당 복원 감사예배를 드렸다. 예배 중간 중간 과거를 기록한 회고 영상과 격려가 담긴 설교 말씀을 접하자 성도들의 눈에서는 금세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순식간에 3개 층을 집어삼킨 화마를 피해 교회 선교교육관과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 임시천막처소에서 예배를 드렸던 광야생활을 접고 원래의 보금자리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1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어려움이 닥쳤다고 교회를 떠나는 이는 없었다. 성도 수는 화재 전과 후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모두 한 마음으로 예배당 복원에 전력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권오서 목사는 "아무도 화재를 예상 하지 못한 만큼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것 같이 힘들었다“며 ”그렇지만 터널을 지나면 빛이 기다리듯 희망과 감사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 보다 빈틈없이 만져주시는 하나님의 세밀하심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염려와 근심에서 머물게 하지 않으시고 더 큰 비전을 주셨고 복원까지 이끌어 주셨다”고 강조했다.

권 목사는 이번 화재를 겪으며 한 가지 통렬히 깨달은 바가 있다. 눈에 보이는 교회 보다 성도들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교회를 재건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화재 초기 성도들에게 일관되게 강조했던 말인데 지나고 보면 하나님이 교회를 다시 세우기 위해 비전으로 주신 말씀이란 생각이다.

권 목사는 “황망한 가운데 교회 복원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화재를 계기로 자기성찰과 회개의 시간을 보내면서 건강한 내면의 신앙을 회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 것에 집중하면서 잘 따라와 준 성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교단 초월해 한국교회도 십시일반 

이번 복원에는 감리교단을 넘어 한국교회와 해외교회의 땀과 눈물이 들어있다. 20여명의 해외 교포, 200여명의 국내 개인, 타교단 및 단체들의 후원이 줄을 이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어려운 작은교회 성도들, 음식점 배달원, 춘천지역 일반 시민들도 십시일반 손을 보탰다.

최헌영 감독(동부연회)은 ‘광야를 지나며’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춘천중앙교회는 더 이상 여기 교인들만의 교회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헌금으로 복원됐다”며 “혹독한 광야생활을 경험한 교회로써 어려운 이들에게 그 경험을 나누며 돌보는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철환 목사(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는 예배당 복원을 축하하며 “화재의 아픔을 믿음으로 이겨낸 사실을 잊지 말고 새롭게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예배 마지막에는 교인들의 결단이 담긴 비전선언문이 낭독돼 의미를 더했다.

2천여 좌석을 가득 채운 성도들은 모두 일어나 한 목소리로 “춘천중앙교회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라고 선언했다.

뜻밖의 환란을 맞아 1년간의 광야 시간을 관통한 성도들은,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이 춘천중앙교회에 주신 새로운 소명이라 확신했다.

한편 춘천중앙교회는 2016년 7월 18일 화재가 발생해 예배당 2,3,4 층이 모두 불에 탔다.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예배당 복원을 결의했으며 8월 15일 화재 잔해물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11월부터 지붕 공사 및 내부 건축 작업을 차례로 진행했으며 지난 2일 복원된 예배당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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