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군종장교 제75기 임관식에서 국내에선 최초로 3명의 여성 군종장교가 임관해 화제가 됐었다.
 
그 중에서도 해병대 최초의 여성 군종목사로 선발된 이가 있다. 바로 이예림 중위다. 이 중위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젊은 장병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품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군인이었던 할아버지 영향 받아
 
올해 초 대전침례신학대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이예림 중위는 지난달 30일 충북 영동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열린 군종장교 제75기 임관식에서 중위로 임관했다.
 
오는 14일부터 경기도 김포 해병2사단에서 보격적인 군 생활을 시작하는 이 중위. 해병대 특유의 상징인 팔각모를 쓰고, 빨간 명찰을 달게 된다.
 ▲이예림 중위 ⓒ연합뉴스

 
일명 '귀신 잡는 해병대'라 불리는 곳에 그것도 국내 최초 '여성 군종 장교'로 임관한 이유가 무엇일까.
 
"할아버지께서 주임원사로 전역하셨어요. 어릴 때 군인이셨던 할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죠. 그래서 군종장교로 지원했습니다."
 
여성 신학생들이 독자적인 사역을 하기보다 교회의 '사모'가 되는 사례가 많단 편견에 대해서는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삶에는 젊음의 시기가 있어요. 사모가 되거나 결혼하는 것보다 군종장교라는 기회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도 유격훈련, 사격훈련, 행군들 다 똑같이 받았어요. 발목 인대 부상이 심했지만 낙오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습니다."
 
젊은 장병들이 받아도 힘든 훈련들을 똑같이 받으며 어려움의 순간도 많았다.
 
"가장 떨렸던 훈련이 화생방이었는데, 처음에는 방독면의 정화통을 제대로 교체하지 못해 가스를 거의 다 먹었어요. 그때 군대 내 목사님이 오셔서 정화통을 끼워주셔서 정말 감사했던 경험이 있어요."
 
해병대 최초의 여성 군종목사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이 중위. 하지만 앞으로의 사역을 감당할 당찬 포부도 밝혔다.
 
"제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열정적이되 신중한 행동을 통해 군에 꼭 필요한 군종장교가 되고 싶습니다. 또 진로 고민이 많은 젊은 장병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해주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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