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 있지만 교회에 가지 않는 '가나안 성도', 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교회에서 상처를 입었거나 제도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선교연구원이 미국의 리서치 그룹 '바나 리서치'가 진행한 가나안 성도 관련 보고서를 공개했다.ⓒ데일리굿뉴스

美 가나안 성도 증가 추세…전통적 신앙관은 유지
 
최근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 이하 문선연)은 바나 리서치의 보고서를 소개했다.

바나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가나안 성도를 "예수는 사랑하지만 교회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이들은 지난 6개월 동안 교회를 출석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04년에는 4%에 불과했던 가나안 성도가 최근에는 10%로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남성보단 여성이, X세대와 베이비 붐 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하나님은 한 분'이라는 전통적 신앙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93%가 "하나님은 한 분"이라고 답했고, 응답자 94%는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우주의 창조주이며, 전 세계를 다스리는 분"이라는 데 동의했다.
 
특이한 점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기독교인들은 '종교는 궁극적으로 같은 가르침을 준다'는 데 동의하는 비중이 높았다.
 
"가나안 성도, 교회 사역 이해하는 중요 요소"
 
그렇다면 이들은 왜 예수님은 사랑하면서 교회는 사랑하지 않는 걸까. 문선연은 이 부분에 대해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에 대한 상처나 제도에 대한 불신 때문에 교회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의 영적 성장에 교회의 행태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 떠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는 하나님과 인간의 실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제도적인 교회를 찾았다면, 지금은 자신의 내면에서 그 진리를 탐색하고 외부에서 확인을 얻는 방식의 삶을 택한다는 것이다.
 
문선연은 "가나안 성도들의 이런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가나안 성도들과의 소통 문제,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문선연은 "가나안 성도들에 대해 반드시 이해해야 할 부분은, 그들은 신학과 공동체, 제자도, 책임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이런 개념들에 대한 명확하고 올바른 이해와 경험을 쌓는 효과적인 공간으로 더 이상 기존의 교회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나 리서치 로세나 스톤 편집장은 "가나안 성도들은 오늘날 교회 사역을 이해하는 데 더 중요해지고 있고, 이들의 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교회가 이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교회가 존재하는 본질적 이유일 것이다. 사람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신앙의 영역이 무엇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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