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교회 이탈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혹자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청춘의 힘, 다름 아닌 젊음을 상실했다고 이야기한다. 교회마다, 선교단체마다 청년들을 품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런데 여기, 청년들이 모여드는 교회가 있다. 담임목회자의 과감한 결단으로 청년부를 '청년교회'로 독립시킨 예능교회(담임 조건회 목사)가 그 주인공. 교회에 대한 청년들의 자부심이 남다르다는 예능 청년교회를 찾아가봤다.
 
▲예능 청년교회 찬양팀 '워십메이커스'가 버스킹을 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청년들이 주인의식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
 
청년교회가 본 교회인 예능교회로부터 독립한 것은 2015년이다. 조건회 목사는 "청년들은 우리 교회의 미래"라며 "다음세대를 향한 비전과 기대를 품고 청년교회를 독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청년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심성수 목사는 "처음엔 청년교회 설립 제안을 받고 두려움이 있었지만, 시작해보니 그것은 걱정에 불과했다"며 "청년들이 예전엔 교역자들의 뜻에 순종하며 따라오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들을 직접 제안하고 기획하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참여율 또한 자연히 높아졌다는 것. 5년 전만 해도 90여 명이던 숫자가 독립한 지 2년 여가 지난 지금은 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심 목사는 "교회에 대한 청년들의 신뢰와 자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적인 부흥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교회는 독립된 재정으로 운영되며, '청년운영위원회'라는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한다. 매달 열리는 운영회의에는 청년 팀장들이 참여해 사역을 보고하고 예산 현황을 논의한다. 
 
청년교회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러브액츄얼리'다. '러브액츄얼리'는 담당 교역자가 직장과 학교, 아르바이트 현장 등을 직접 찾아가 심방하는 사역이다. 서울뿐 아니라 전주, 대구 등 지방도 가리지 않고 찾아가 청년들의 실제적인 삶을 살피고 고민을 함께 나눈다.
 
조성균 전도사는 "청년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사실 교회가 아니라 직장이나 학교"라며 "'러브액츄얼리'는 청년들이 삶의 터에서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피고 위로와 응원을 전하는 사역"이라고 말했다.
 
특히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들이 '러브액츄얼리' 덕분에 힘을 많이 얻는다고. 사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한 청년들은 설렘도 잠시, 처음으로 경험하는 직장생활이 생각보다 힘들어 이직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된다.
 
조 전도사는 "최근에 취업한 지 얼마 안 된 한 자매가 회사생활에 적응하기 힘들다며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며 "그 자매를 찾아가서 어떤 고충이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기도와 격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상담을 한 뒤 이직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그 자매는 '그때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가 하면 청년교회는 최근 <예수는 빛>이라는 타이틀로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앨범에 수록된 8곡 중 절반은 교회 청년들이 직접 작사, 작곡을 맡았다.
 
조 전도사는 "청년들이 실제로 예배 때 불렀던 곡들이다 보니, 찬양팀뿐 아니라 교회 청년들 모두 앨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며 "앨범 수익금은 후배인 중고등부 학생들의 비전트립 항공료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청년교회는 국내외 선교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여수 금오도에 있는 10개 교회들을 섬겼고, 올 여름엔 필리핀과 몽골로 단기선교를 다녀올 계획이다.
 
올해로 갓 2살이 된 청년교회. 젊음을 잃어가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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