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칼럼] 비상식적인 상대와 대화할 수 없다

신정현 관장(사람도서관 리드미)

등록일:2017-05-19 10: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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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현 관장
분단 이후 보수세력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상식적인 국가’라는 인식이었다. 그로 인해 대북정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북한의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압박 및 고립시키는 전략으로 대변되었다. 북한에 대한 불신으로 점철된 세력이 남북대화를 반대하는 논리는 북한은 대화가 불가능한 상대, 즉 비상식적인 집단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이 진실일까? 맞지만 틀린 이야기다. 오히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없는 상대는 비상식적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잠재적 적국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다. 그래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알림으로 오해와 오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는 외교의 상대를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과 상통한다. 그러나 지난 9년 동안 우리는 땅을 접하고 있는 상대국가와 극단적인 단절을 경험했다. 9년 내내 외쳐왔던 '전략적 인내', '원칙 있는 남북관계'는 결국 남북관계에 있어서 치명적인 오해와 오판을 불러일으켰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사건, 3차 핵실험, 미사일 발사실험 등 탈냉전 이후 가장 많은 군사적 도발이 일어났고 2010년 5.24조치 이후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얼음장 같은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소위 제3기민주정부를 맞이하였다. 앞선 제1기민주정부와 제2기민주정부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해 전환기적 남북관계를 실현시켰다. 이는 지난 세월 반복되었던 남북관계에 대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현가능한 것부터 실천하여 '사실상의 통일'을 이루자는 실천적 통일방안으로써 그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고립과 봉쇄, 압박과 제재는 상식적인 상대를 비상식적 상대로 바꿔버린다. 따라서 대화와 교류, 협력은 상호 간의 오해와 오판을 줄이고 비상식적인 상대를 상식적으로 만들 수 있다. 노무현 정부 5년의 기간 동안 단 한차례도 '대남군사도발'이 없었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북미 간의 갈등에 의한 북한의 도발은 미국의 대북제제에 의한 것으로서 남북갈등에 의한 대남도발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북미 간 갈등의 상황에서 남한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일주일이 지났다. 제3기민주정부를 자청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한다. 김대중 정부로부터 이어져 온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민족 간의 화해와 협력은 통일의 당사자가 나누는 '대화와 협력'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만일 남북 간 공개적인 소통이 불편하다고 판단된다면 비공개 대화 창구를 복구하여 서로의 입장을 오판하지 않도록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지난 9년의 시간동안 이어져 왔던 남북관계의 갈등을 관리하고 이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017년은 우리 국민들에게 특별한 해가 아닐 수 없다. 온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적폐세력의 민낯을 드러내고 부패한 권력을 몰아냈다. 그러나 부패한 권력과 손을 잡았던 적폐세력은 한반도의 냉전체제에서 기득권을 유지해 왔기에 선거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빨갱이, 종북 세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정부 1기와 2기에서 확인했듯이 경제적 협력과 문화적 공감의 확대는 남북 간의 정치적 오판을 줄이고 남남갈등을 줄여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나는 올해가 가기 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별개로 북한과의 대화를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남북 간의 신뢰가 회복되는 시점에 이르러 개성공단의 공장이 다시 가동되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어 더 많은 국민들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화가 없는 상대는 비상식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는 남북대화의 채널을 총동원하여 보다 많은 대화와 협력을 이뤄냄으로써 제1기 민주정부부터 추구했던 ‘사실상의 통일’을 실현시켜 내기를 희망한다.


*본 칼럼은 평화통일연대에서 발송하는 평화칼럼으로 평화통일연대 홈페이지(http://www.cnpu.kr/44)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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