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 목사
한반도의 평화가 위험수위를 넘어가고 있다. 위기를 강조하다 보면 일상의 평화가 깨지기 쉽고 아무 일도 없는 듯 일상의 평화를 강조하다 보면 위기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한국전쟁이 휴전상태에 들어간 지 벌써 64년이 다가온다. 휴전상태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 경우가 세계역사에 또 있었는지 필자는 모른다. 왜, 이런 역사적 파행이 한반도에서 지속되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주변 강대국 탓을 많이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의 탓만 해온 우리의 자화상이 심히 부끄럽다. 우리 국가의 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일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여전히 남과 북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중의 문제요, 러시아와 일본도 한반도 상황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엄중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평화, 곧 남북문제의 주체는 우리라는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되겠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반도를 비핵지대화 해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 역시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로 오랫동안 대화를 계속해 온 것도 그 역사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갑자기 한반도의 평화가 위태롭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트럼프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미국이 선택한 자칭 전략적 인내를 하루아침에 팽개쳐버리고 북한에게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선제공격(침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하니, 트럼프란 사람의 행태로 보아 그런 짓을 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 바로 한반도 위기의 근원이다. 북한이 계속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위기의 출발점이라는 것은 속임수다. 물어보자. 한국전쟁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민주시민의 끊임없는 요구를 미국과 한국 정부는 어떻게 평가해 왔는가? 세계의 양극체제가 무너진 후 대한민국이 중국?러시아와 수교했듯이 미국?일본이 북한과 수교해야 한다는 민주시민의 끊임없는 평화적 요구에 미?일 당국이나 한국의 소위 보수정권은 어떤 반응을 보여 왔는가?
 
한국보다 대략 50배나 국가경쟁력이 뒤지고 있는 북한이 닫힌 분을 열고 세계평화의 길로 나서도록 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무슨 배려를 했는가? 생각해보라. 북한이 요구하는 모든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진보세력이 대한민국에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1% 미만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9년 동안 MB와 박근혜 정부는 평화를 이야기하는 시민들을 걸핏하면 종북세력으로 몰아붙였지 않은가? 도대체 김대중·노무현 정권 이후, 보수정권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필자의 생각으로는 북한이 두 손 들고 항복하기를 기다렸을 뿐 평화를 위해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않았다. 그러니 우리가 미국의 제국주의적 횡포 앞에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트럼프라는 느닷없는 사람이 나와서 북한을 옥죄고 남한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중국이 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겠다.”고 한다. 북한이 중국의 동북4성인가? 중국인들 북한을 어떻게 하겠는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 사람이 죽는가, 한국 사람이 죽는가. 전쟁 시작 전에 한국에 체류 중인 미국 사람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빼내 갈 것 아닌가. 그러면서 왜, 북한이 말을 안 들으면 선제공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가? 한반도에 7,000만 겨레가 살고 있는 것이 트럼프에겐 작은 일인가. 무슨 자격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운운 하는가? 어떤 정신 나간 사람들이 트럼프의 입장을 지지하는가.
 
트럼프여 알라. 미국이여 각성하라. 한반도 문제의 주체는 대한민국이요, 북한이다. 당신들은 우리에게 고마운 조력자(Helper)임을 명심하라!


*본 칼럼은 평화통일연대에서 발송하는 평화칼럼으로 평화통일연대 홈페이지(http://www.cnpu.kr/44)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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