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이 자원가격의 하락으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IMF 구제금융 지원을 받을 만큼 전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현지 교회들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스스로 자립하고 성장해서 연약한 교회들을 돕고 있는 교회가 있다. 바로 함팅토야교회다. 현지 교회를 개척한 정광윤 선교사(64)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해 8월 몽골 함팅토야교회 헌당예배 모습(사진 제공 : 정광윤 선교사)

집 팔고 용돈 모아 건축…연약한 교회들 지원도
 
"몽골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있는 교회가 오로지 교인들 힘으로 지어졌어요."
 
정광윤 선교사(몽골선교재단)는 지난 1월 아내와 함께 4개월의 안식기간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다. 2004년 쉰이 넘은 늦깎이 나이, 몽골 선교에 나섰다는 정광윤 선교사는 몽골에서 이뤄진 놀라운 사역들을 이야기했다.
 
1990년대 기독교 선교가 처음 시작될 당시 몽골은 교회도, 성경도, 교인도 없었고 국가 경제마저 어려운 상황이었다. 많은 선교사들이 들어가 주민들을 섬기며 구제사역에 힘을 쏟았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도움 받는 곳'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란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잡았다. 교회에 대한 이 같은 인식 때문에 몽골 대부분 교회의 한 달 헌금은 지금도 30만원이 채 안된다. 교회가 자립하고 스스로 성장하기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울람바토르 지역에 위치한 함팅토야교회는 정 선교사가 처음 개척한 교회다. 교회는 지난 해 아름다운 예배당을 건축했다. 2억원이 넘는 돈이 들었는데, 모두 교인들의 헌금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재작년까지 1억이 모였고 작년에 건축하자 해서 총 2억이 모였어요. 출석 교인이 200명 정도 되는데, 두 가정이 집을 팔아 헌금하고 어린 아이들이 용돈을 모아 헌금을 하더라고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헌금을 하고... 몽골에서 교인들이 예배당을 스스로 지었다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죠."
 
교회는 5년 전 자립에 성공했고 해마다 교인이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인도에 나가있는 선교사를 돕고 몽골의 연약한 교회까지 지원하면서 '선교하는 교회'로 자리잡았다.
 
현지인이 목회 하도록 돕는 게 바로 '선교'
 
함팅토야교회는 몽골인 목회자가 이끌어가고 있다. 또 개척 중인 델힝다우스교회도 지난 해 건축을 마치고 몽골인 전도사가 꾸려가고 있다.

 
▲정광윤 선교사(64, 몽골선교재단)ⓒ데일리굿뉴스
정 선교사는 교회를 이들에게 이양하고, 멘토 역할을 자처해 교회 운영과 목회 방법을 조언해주고 있다. 그는 현지인에 의한 선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선교사는 "제가 바라는 선교는 현지인에 의한 선교입니다. 몽골인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을 스스로 섬길 수 있도록 하는 선교를 해야 합니다. 나는 도움을 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도로만 합니다."
 
하지만 몽골 현지 목회자들은 신앙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이들이 대다수다. 신학과 목회능력을 배울 기회가 없고 관련 교재도 구하기 어려워 교회를 운영해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정 선교사는 9년 전부터 현지인 목회자 양성을 위한 사역을 시작했다. 목회자훈련원을 세워 신학을 가르치고 담임 교역자와 목사, 전도사들을 배출했다. 한국의 신학대학원 교수들이 몽골에 와 강의도 진행하면서 신학대학원 과정까지 운영하고 있다.
 
교인들이 몽골사회 크리스천 리더가 되도록…

정 선교사는 또한 교인들을 몽골 사회의 크리스천 지도자로 육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선교사와 함께 인터뷰에 동행한 잉크진(25) 씨는 한국 유학생으로, 숭실대 기독대학원 기독상담학을 공부하고 있다.
 
또 잉크진 씨의 가족들은 현지에서 말기암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또 다른 교인은 기독교식의 라파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몽골인들이 몽골 사회에서 크리스천 리더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아요. 불교인구가 90%고, 기독교는 아주 적은 비율입니다. 그래서 몽골의 지도자를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한편 정 선교사 부부와 잉크진 씨는 이번에 GOODTV 글로벌선교방송단 선교사기자 4기로 등록했다. 정 선교사는 앞으로 몽골 현지의 다양한 모습과 사역들이 방송을 통해 보도되면 사역을 확장하는 데 큰 밑걸음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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