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州)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서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사진제공=연합뉴스)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유럽에서 첫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州)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서 열린 제막식은 한국과 독일 양국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인사와 재독 교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자리였다.
 
제막식에 참석한 올해 90세의 안점순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여러분의 힘으로 이런 행사가 마련됐다"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머뭇거리면서도 인사말을 이어간 할머니를 참석자 100여 명은 때론 숙연하게, 때론 유쾌하게 지켜봤다. 안 할머니 자신 역시 대부분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흐뭇해했지만, 더러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다.
 
소녀상이 들어선 공원에 가까운 레겐스부르크와 뮌헨뿐 아니라 저 멀리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등지에서 교민들이 모여들었다.
 
세계 최대의 히말라야 식물정원으로 불리는 이 공원의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은 소녀상의 '소녀'를 "순이"라고 불렀다.
 
비르트 이사장은 "순이야, 지금은 춥지만 2개월만 지나면 공원의 꽃들로 둘러싸이게 될 거야"라며 소녀상 건립을 자축했다.
 
공원이 개장하는 오는 5월에는 독일 언론에 이 소녀상을 널리 소개하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일부 방송사에선 4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이 소녀상 관련 소식을 다루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모금 등을 통해 성사된 이 프로젝트를 측면 지원한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제막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박흥식 기조실장 등 대표단을 보내 독일 건립추진위 활동가와 단체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염 시장은 "소녀상은 비극적 전쟁으로 유린당한 여성의 인권을 세계에 알리고, (그런 역사가)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설치됐다"면서 건립 추진에 크게 기여한 이들에게 사의를 전했다.
 
이번 소녀상은 좌우 바닥 안내문을 한글과 독어로 병기했다.
 
"이 기념물을 세우는 뜻은 비인간적 전쟁범죄로 희생된 분들의 넋을 기리며 피해 여성들의 명예와 인권을 올바로 세우는 데 기여하기 위해"라고 적고 "동시에 이 기념물은 평화를 향해 지칠 줄 모르고 외치는 함성이요, 오늘날도 세계 곳곳 전쟁 지역에서 폭력을 당하는 세계 시민들 모두를 기억한다는 표시"라고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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