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든든한 성장판 역할을 감당했던 캠퍼스 선교가 위기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캠퍼스 선교는 황금기였던 1990년대를 지나면서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린 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캠퍼스 선교가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을 짚어보면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4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고려대 인근에 위치한 성복중앙교회(담임 길성운 목사)는 지역 청년들을 보듬기 위한 캠퍼스와 교회의 연합사역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사례에 속한다. 5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지만,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넘친다. 청년들의 현실적 필요를 채워주면서 교회로 들어오는 길을 넓힌 성복중앙교회의 사역은 캠퍼스 선교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할 만하다.
 
▲성복중앙교회 새벽만나를 위해 봉사에 나선 고려대 기독인 교수들 모습(사진제공: 성복중앙교회)

캠퍼스 선교단체와 사역 MOU '활발'

성복중앙교회(담임 길성운 목사)는 고려대와 경희대 등 캠퍼스 선교단체들과 연합사역 일환으로 '사역 MOU'를 맺고 진행 중이다.

캠퍼스 선교단체들과 연합하게 된 배경에는 젊은이들에 대한 길 목사의 관심이 큰 몫을 차지한다. 과거에 비해 지금 대학 안에는 훨씬 많은 선교단체들이 있고 소속 선교사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자비량 평신도 선교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복중앙교회는 캠퍼스 선교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교회 장소 무상 대여, 재정 지원, 기도 후원을 약속해 지키고 있다. 길 목사는 이를 ‘영적 MOU'라고 표현했다.

'새벽만나' 입소문 타고 인기…학생들 찬반논쟁 일기도

성복중앙교회는 또한 매주 월~금요일 오전 7시 인근 대학생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새벽 만나' 사역을 4년째 해오고 있다.

대학생들을 위한 ‘새벽 만나’는 현 세태를 가장 잘 파악한 사역으로 꼽힌다. 치솟는 등록금과 생활비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고 취업난으로 대학생활이 길어지면서 학생들의 처지는 곤궁 그 자체다. 한창 먹으며 꿈을 키워야 하는 젊은이들을 교회가 조건 없이 끌어안자 교회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도 변했다.

예배나 기도를 강요하지 않고 오로지 식사만 대접하는 성복중앙교회의 새벽만나는 금세 입소문이 났다. 헌신된 영양사 등이 새벽 3시부터 만들어내는 음식은 집밥처럼 든든하고 맛있다.

교회가 아무 대가 없이 밥을 주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학생들도 많았다. 어느 학교 게시판에서는 '교회가 전도 활동 없이 밥을 주는 게 옳으냐'를 놓고 학생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일어난 적도 있다.

처음엔 몇 명만 모이더니 몇십 명이 됐고, 이제 100명 정도가 정기적으로 식사를 한다. 이 중에는 인근에 거주하는 자취생, 캠퍼스 자비량 사역자, 취업준비생 등도 섞여 있다.

길 목사는 “논쟁을 벌이는 학생들에게 내가 답글을 달았다”며 “아무 조건 없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는 일이니 언제든지 편안하게 식사하라고 말이다. 우리가 조건 없이 섬기는 모습을 통해 젊은이들이 한국교회를 새롭고 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캠퍼스 선교는 한 개인의 평생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놓칠 수 없는 과제다. 캠퍼스 환경이 변한 만큼 청년들의 삶에 한 발짝 들어가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 개발과 연대가 강력히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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