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휴대전화 분석으로 자살원인을 파악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사진제공=연합뉴스)

자살자가 생전 휴대전화에 남긴 기록을 통해 자살 원인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소속 강민규 경사는 최근 발표한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디지털포렌식(Digital Forensics·디지털 감식) 전공 석사 논문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활용한 자살 데이터 분석'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
 
텍스트 마이닝(text-mining)이란 구조화되지 않은 대규모 텍스트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새 지식을 도출해내는 기법을 의미한다.
 
강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1명이 사망 전 휴대전화에 남긴 인터넷 검색어,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기록 등 데이터를 분석한 정보로 자살의 구체적 원인을 파악했다.
 
자살 1개월 전 기록된 전체 데이터를 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텍스트에서 일정한 패턴을 파악해 주제를 찾는 데 사용하는 방법) 기법으로 주제별 분류한 결과 가장 많이 표현된 단어들은 자살사건·걱정·성형 수술 등 10개 주제로 나뉘었다.
 
자살사건 주제 속에는 뉴스·자살·연탄·투신·시도·동반·수면제 등 단어가 포함됐다.
 
이는 자살자들이 사망 이전에 자살 관련 기사를 많이 검색한다는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자살자 경고 신호와도 일치한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걱정(엄마·미안·상처·후회 등 단어 포함), 성형 수술(부작용·통증·재수술 등), 보험(금리·대출 등), 대출(한도, 채무 등) 주제가 자살자들이 주로 찾거나 기록한 내용이었다.
 
휴대전화 전체 데이터 중 자살 원인으로 추정되는 단어들만 뽑아 다시 분류해봤더니 가정·금전·도박·성형·직장·질환 및 장애·학교·기타 일상생활 등 8가지 세부 주제가 도출됐다.
 
지운·미안·애기·병원·혼자 등의 단어들은 낙태 또는 임신 중절 수술로 인한 갈등이 자살의 원인이 됐음을 보여줬다.
 
채무나 연체에 대한 독촉을 나타내는 입금·마감 등 키워드도 눈에 띄었다.
 
KEA(Keyphrase Extraction Algorithm·전체 데이터와 시계열로 분리한 데이터에서 추출한 키워드들의 가중치를 계산하는 것) 분석을 통해서는 마지막·자살·혼자·미안·걱정·대출·실패 등 특정 키워드 이용이 자살 3개월 전부터 증가해 1개월 전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기존에는 자살 원인 파악이 자살자 유서 또는 유족 상담 위주로 이뤄졌다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자살자가 사망 이전에 보내는 신호나 암시가 직접적으로 드러난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보다 정확히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경사는 7일 "자살예방센터는 인터넷에서 자살 의심자를 찾을 때 임의 검색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자살자들이 주로 쓴 키워드들을 매뉴얼화해 업무에 활용한다면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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