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데일리굿뉴스
현재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갈등의 주된 원인은 결국 서로가 자기 주장만 하고, 나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는 데 있다. 

갈등은 인류 사회가 시작할 때부터 존재했다. 가인은 동생 아벨을 시기해 죽였고, 야곱은 장자의 축복을 가로채기 위해 형을 속이고 분노한 형을 피해 14년간 타지를 떠돌아야 했다. 지금까지 인류는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고, 정치를 발전시키는 등의 노력을 해왔지만 이를 완전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이 같은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은 낮아짐,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데 있다. 즉,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우리가 자발적으로 낮아져 다른 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가진 것을 내어놓는 섬김과 나눔을 실천한다면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섬김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세 분야에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섬김과 나눔은 정치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국가의 최고 리더십의 섬김과 나눔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너무나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자신이 가진 권위를 주장하기보다 낮은 곳에서 섬김으로 국민에게 다가가고, 가진 것을 내려놓는 희생을 보여준다면 우리 사회에 섬김과 나눔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더불어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의 정치 지도자들 역시 자기 진영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이기적인 모습을 버리고, 나라와 국민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기꺼이 굽힐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둘째, 경제 분야에서도 섬김과 나눔은 이뤄져야 한다. 최근 젊은 세대 중 다수가 ‘금수저와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즐겨 쓸 정도로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또한 청년의 일자리 창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 탄핵정국은 부(富)가 편중된 재벌과 정치권이 결탁해 편법적으로 기금을 모으면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재벌들이 과감하게 자신의 가진 것을 내놓고 투자해야 한다. 또한 협력 업체를 소위 갑과 을의 지배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라 상생하는 파트너로서 인지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섬김과 나눔은 종교 분야, 다시 말해 교회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본래 초대교회는 섬김과 나눔으로 온 백성들의 칭송을 받는 교회였다. 교회와 교회가 서로의 어려운 사정을 도왔으며, 교회 안에서 성도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소유를 내놓음으로써 가난한 사람을 섬겨 구제했다. 그리고 132년 전부터 시작된 한국선교는 선교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섬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이와 같은 섬김과 나눔의 기독교적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교회가 철저히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우리 사회의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의 문제는 우리가 낮아져 각자의 자리에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예수님의 모든 사역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자 하나님의 본체이시지만 하나님과 인류의 화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병든 자,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약한 자들을 위해 기꺼이 섬기시고, 죽기까지 희생하셨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인류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이와 같이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섬김과 나눔으로 우리 사회가 화해하고 하나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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