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사망사고 현장.(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 서울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들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보행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교통신호 운영 체계를 '차량 빨간 불' 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횡단보도 녹색 불'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21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작년 서울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평균 1명 이하(0.94명)로 떨어졌지만, 이중 보행자가 57.7%(345명 중 199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구는 감소 추세인데 자동차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보행자 사망 비율이 증가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인구는 2014년 1천36만 9천여 명에서 2015년 1천29만 7천여 명으로 7만 명가량 줄었는데,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4년 301만 3천여 대에서 2015년 305만 6천여 대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교통신호 운영 체계 개선으로 방안을 모색했다.
 
우선 '빨간 불' 시간을 1∼3초 늘린다. 주행하던 차량이 미처 멈추지 못해서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차로나 횡단보도를 비울 여유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횡단보도가 있는 양방향 차도의 경우 차량 신호가 적색으로 바뀐 후 곧바로 횡단보도 신호가 녹색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몇 초간 둘 다 적색인 상태로 유지된 다음에 횡단보도에 녹색 불이 켜지게 된다.
 
차량 교차로(사거리)의 경우 먼저 주행하던 방향에서 차량 정지신호(황색 불)가 들어온 다음 빨간 불로 바뀌면서 다른 방향에 곧바로 녹색 불이 켜지는 게 아니라, 몇 초 동안 사거리 전체에 빨간 불이 유지된 다음에 녹색 불이 켜진다.
 
또, 평소 보행 수요가 많아 자주 사람이 몰리거나, 횡단보도 빨간 불 시간이 길어서 무단횡단이 잦은 곳을 파악해 보행 신호 횟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보통 차량 주행 신호 한 번에 횡단보도 보행 신호 한 번이 따라오는 것과 달리, 차량 주행 신호 한 번에 횡단보도 보행 신호는 두 번이 켜지는 셈이다. 현재 716개소에서 이런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아울러 교차로에서 꼬리 물림 현상이 일어날 경우 차량 신호를 자동으로 빨간 불로 바꿔서 교차로에 차량 진입을 막는 '앞 막힘 예방 제어 시스템'을 현재 85개소에서 15개소 증설한다.
 
직진과 좌회전이 같이 있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이 별로 없을 때, 좌회전 신호를 자동으로 단축하거나 아예 생략하도록 하는 '좌회전 감응기법'도 현행 69개소에서 20개소 더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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