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0인 이상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만 6천 명 감소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직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 수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에 영향을 받아 상당수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6천 명 감소했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 상황이 최악 수준이었던 2010년 9월 6만 명 줄어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달 15만 명 내외씩 늘어나던 300인 이상 대기업의 취업자 수는 7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11월 증가 폭이 3만7천 명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한 달 뒤인 12월에는 1만 4천 명 줄어들며 201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3배 넘게 확대됐다.
 
반면 자영업자 급증 등 영향으로 지난달 직원 1∼4인 기업의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2천 명 늘어났다.
 
이는 2014년 8월 12만7천 명 늘어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1∼4인 기업 취업자 수는 2015년 1월 이후 22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해 11월 4만 명 늘며 플러스로 전환했고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3배 넘게 확대됐다.
 
5∼299인 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7천 명 늘어나며 전달(26만4천 명)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이는 2013년 3월 15만 5천 명 늘어난 이후 가장 증가 폭이 작은 것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고용 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영향에 따른 제조업 불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제조업체 중 상당수는 직원 수가 많아서 통계상 300명 이상 대기업의 고용 상황이 중소기업보다 더 좋지 않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 명 감소하며 2009년 7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중소기업의 고용사정이 그나마 낫게 보이는 것은 정부가 중소기업을 상대로 내놓은 고용지원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인력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중소기업 이직이 늘어난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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