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겨울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유독 춥고 위험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22년 동안 한결같이 점심을 대접한 한 교회의 섬김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22년째 한결같이 독거노인과 노숙인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대접하고 있는 동부순복음교회 이장균 목사를 만났다.ⓒ데일리굿뉴스
 
22년째 매일 100명 넘는 어르신들에게 점심 대접
 
동부순복음교회 이장균 목사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과 노숙인을 위해 22년째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대접하고 있다. 보통 100명에서 120명의 어르신이 사랑의집을 찾고 있다.
 
사랑의집이 위치한 당고개역 주변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1960년대 후반, 개발이 한창이던 시절 무허가촌이 강제철거 되면서 떠밀리듯 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도 많다. 사랑의집은 소외된 이웃들의 허기진 배고픔을 책임질 뿐 아니라 지역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잘 나가는 사업가로 돈 걱정 없이 지내왔던 이 목사는 늦은 나이에 목회를 시작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로 불교군종 사병 1호 출신인 그는 사업 실패 후에 해인사에서 행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가족과 뿔뿔이 흩어지고 집 없이 밥 한끼를 걱정했던 혹독한 연단의 과정은 사랑의집 사역을 멈추지 못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한 달에 700만 원 정도의 경비가 필요하지만, 쉽게 감당한 날은 거의 없었다. 정기적인 후원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불안한 마음이 들 때면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다잡곤 했다.
 
어떤 때는 중국에서 일하는 아들의 월급으로 사역을 이어나간 적도 있었다. 아들에게 30만 원을 용돈을 주고 나머지는 사랑의집 식비로 모두 사용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다 보니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생면부지의 사람이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들을 통해 운영비를 채워주셨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를 허락하셨던 것처럼 때마다 채워주시는 은혜 덕분에 이 사역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이 목사는 고백한다.
 
"지금까지 예산을 세우거나 제 계획대로 사랑의집을 운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럴만한 형편도 되지 않았고요. 매번 느끼고 있지만 이 사역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지 내가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는 얼굴마담인 셈이죠. 내가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보다 하나님이 내게 시키시는 일이 무엇인지를 늘 고민합니다."
 
자신은 그저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따라갈 뿐이라고 고백하는 이 목사의 기도제목은 단 하나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날까지 사랑의집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언제까지 이 사역을 할 거냐고 물어볼 때가 많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하나님께서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허락하지 않으시면 그만둘 수밖에 없죠. 하지만 하나님은 단 한 번도 저희를 실망시키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이 부르셨을 때 애쓰고 고생했다는 위로를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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