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서 고스톱 칠 때 짝 안 맞으면 전화하세요" 충청도 시골마을에서 목회하는 김선주 목사가 지역 어르신들에게 했던 말이다. 이 내용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를 섬기는 방법을 보여준 사례'라며 극찬을 받았던 김 목사. 그의 인생 여정과 목회 이야기를 담은 신간 <목사 사용설명서>가 출간됐다.

"목사, 불상처럼 모시는 존재 아니다"
 
▲김선주 목사 신간 <목사 사용설명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지역 어르신들과 천방지축 아이들이 살고 있는 충북 영동의 한 시골 마을. 신간 <목사 사용설명서>는 이곳 지역민들과 김선주 목사가 함께 생활하며 일어난 여러 이야기들을 한 데 모아 펴낸 책이다.
 
책에는 교회가 사람들의 삶의 현장과 분리돼 특수한 공간으로 여겨지는 것이 안타까웠던 초보 목회자 김선주가  '교회와 지역'을 하나로 묶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담겨있다.
 
그는 이 책에서 "목사는 당연히 성도들을 위해 기도로 축복을 빌어야 하지만, 당장의 일손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일손을 제공하고 목이 마른 사람에게는 얼른 물을 떠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막연한 미래를 기대하게 하면서 말로만 축복을 빌어주는 것은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목사는 교회 성도 뿐만 아니라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지역민들에게도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보일러, 텔레비전,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리해주는가 하면 급하게 병원을 가야 하거나 힘 쓸 일이 있을 때도 직접 찾아가 해결해준다.
 
특히 경로당에서 고스톱을 칠 때 짝이 맞지 않으면 서로 싸우지 말고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라는 내용을 지역민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김선주 목사는 "화투는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동계 스포츠다. 나쁜 게 아니라 목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라며 "교회가 지역사회의 특성을 잘 고려해 그들의 문화에 잘 젖어 드는 모습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목사는 "목사는 불상처럼 모셔두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써먹어야 하는 존재라는 걸 책으로 전하고 싶었다"며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앞으로는 목회자와 더욱 가까워지고 친숙해지는 즐거움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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