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갑작스럽게 발생한 대형화재로 예배당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은 춘천중앙교회. 최근 들어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는 천막 예배당에서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어 당초 목표로 한 복원 기간의 절반이 지난 시점, 현장을 찾아 기도와 헌신, 희생으로 복원에 힘쓰고 있는 목회자와 성도들을 만났다.
 
 ▲22일 영하 기온의 추위 속에 춘천중앙교회 성도들이 광야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영하 추위 속 천막 예배당서 복구 힘써
 
지난해 7월 18일 화재가 났던 춘천중앙교회(담임 권오서 목사)를 6개월여 만에 다시 찾았다. 기자가 교회를 방문한 22일 주일은 강원도 춘천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2도로 예보됐던 만큼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
 
교회에 도착하자 여느 교회와 다름 없이 주차 봉사를 하는 성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화재로 전소됐던 예배당 지붕에는 철골 구조물이 올라갔고, 여전히 해당 건물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찬양이 흘러나오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교회 뒤편 주차장에 대형 천막이 자리잡고 있었다. 교회가 건물 복원 시까지 임시로 마련한 예배당인 이곳은 ‘광야 예배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광야 예배당 안에는 히터 여러 대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추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고, 성도들은 예배당 뒤편에 마련된 담요를 덮은 채 입김이 나오는 추위 속에서도 뜨겁게 찬양을 불렀다.
 
교회 바로 옆에는 기차 선로가 있어 5~10분 간격으로 기차 소음이 울렸고, 예배당 한 켠에 비닐 덮개로 가려진 유아실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쉴새 없이 들려왔으나 성도들은 오로지 설교에만 귀를 기울였다.
 
주어진 환경은 분명 힘들고 어려워졌음에도 모두의 얼굴을 밝았다. 권오서 담임목사는 예배를 마치고 나가는 성도들의 손을 마주 잡으며 기쁨의 교제를 나눴다.
 
 ▲권오서 목사ⓒ데일리굿뉴스

“지금의 어려움, 교회 안 ‘하나됨’ 갖는 기회”
 
권 목사는 “작업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아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다”면서도 “온 교회가 진정한 예배자로 세워져 가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도 하나님과 교통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먼저 하나님과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그는 “건축은 잘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건물을 복원하는 것보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공동체와 신앙을 바로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며 “모두가 진정한 예배자로 서서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변화된 삶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소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권 목사가 복원 초기부터 계속해서 성도들에게 강조한 말이 있다. 그는 “좀 힘들기는 하지만 우리가 평생에 이런 데서 예배 드릴 기회가 언제 또 있겠습니까? 도망가지 말고 광야에서 고생도 하고 훈련도 받고 그러다 보면 그 안에 들어갔을 때에 정말 감사와 생동감 넘치는 예배가 될 것입니다”라며 줄곧 예배를 강조하고 있다.
 
권 목사는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아무도 불평하고 짜증내는 사람 없이 따라와주는 성도들에게 고맙다”라며 “분명히 이 시간들이 우리의 역동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의 고난을 겪은 뒤에 배가 된 가나안의 기쁨을 맛 보았듯이, 함께 고생함을 통해 공동체가 더 단단히 다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춘천중앙교회의 화재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전국의 수백 교회와 많은 개인들이 물질과 기도로 후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지금까지도 주위에서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권 목사는 끝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이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전부 사랑의 빚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온 교회가 한 마음 되어 잘 견디고 일어서는 모습으로 한국교회의 소망이 되겠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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