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은퇴 목회자 급증…‘집 걱정’부터 덜어줘야

정원희 (juventus88@hanmail.net)

등록일:2016-11-09 17: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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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최대 고민 중 하나로 대두되는 것이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준비다. 사회는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지만 은퇴 연령은 오히려 빨라지면서, 늘어나는 노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목회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인데, 현재 많은 목회자들이 뚜렷한 대책 없이 노후를 맞고 있어 한국교회 안에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과연 이러한 현실 속에 한국교회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날로 증가하는 은퇴 목회자들에 대해 한국교회가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뉴스미션

은퇴 목회자 급증에 기금 고갈…큰 기대 어려워
 
교단 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국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이 평균 70세를 기점으로 은퇴를 맞이한다. 다른 직업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남녀 기대수명인 82.3세(세계보건기구 2016 세계건강통계)까지는 그래도 많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위해 각 교단은 연금 혹은 은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최초 도입 당시 은퇴 목회자 수가 적었을 때에는 납입액에 비해 지급액이 커 사회의 그것과 비교해 조건이 월등했지만, 은퇴 목회자 수가 많아진 2000년대 이후부터는 교단마다 기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사회적으로 국민연금 납입액 인상과 지급률 조정, 공무원연금의 개혁이 단행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교회 안에서도 이 같은 과정이 불가피하다. 과거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연금’이었다면 이제는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연금’으로 변화된 것이다. 목회자들은 이제 교단에서 지급하는 연금만을 기대하면 안 되는 상황에 닥쳤다.
 
기독교연금협의회 회장 주승동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은급재단 부장)는 “은퇴 목회자의 노후 문제는 본인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와 사회의 문제”라며 “은퇴 후 경제적 어려움 없이 지내는 목회자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 목회자들은 마땅한 거처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 교단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은퇴 목회자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교단 안에 연회 별, 노회 별로 공동주택을 건립해 은퇴 목회자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 목사는 또한 “현재 목회를 하고 있는 예비 은퇴 목회자들은 지금부터 관심을 갖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주택연금, 개인연금 등에 가입해 최소한의 은퇴비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교회가 이들에게 은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장 소속 광명의 집에는 은퇴 목회자 부부 30여 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뉴스미션

“한국교회 내 은퇴 목회자 대한 관심 절실”
 
실제로 미자립교회 등 평생 교회에만 전념하기에도 부족한 목회자들에게는 노후 준비는커녕 교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연금 납부조차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회복지법인 한기장복지재단 소속의 광명의 집(관장 백형기 목사)은 노후를 챙기지 못한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은퇴목회자들을 위해 마련된 곳으로 지난 2004년 한 평신도 부부가 사재를 털어 교단에 기증했다.
 
광명의 집은 은퇴 목회자들만을 위한 시설로 꾸려나가고자 정부의 지원을 포기하고 전액 교회와 성도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적게는 71세부터 많게는 96세에 이르기까지 30여 명의 은퇴 목회자 부부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은 시설 내에 있는 광명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교제한다. 점심과 저녁 식사만 1층에 마련된 식당에 모여서 하고, 이외 시간은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
 
기장 증경총회장이기도 한 백형기 목사는 “일평생 교회만 바라보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은퇴 목회자 부부들이 평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이곳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통해 여유를 찾고 행복한 마음으로 이전 보다 더 풍성한 사랑을 하는 귀한 곳이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목회자들이 모인 만큼 각자가 대우를 받고자 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오히려 서로 섬김에 힘쓰는 모습을 본다”며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간에 이해하고 의지하는 것들이 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 작은 교단 축에 속하는 기장에서 이처럼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대형 교단들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지금도 여러 교단이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고 있지만 매년 발생하는 은퇴 목회자들의 수에 비하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교단에서는 은퇴 목회자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와 더불어 제도적인 지원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은퇴 목회자들을 위한 관심과 지원에 부족했다. 이제부터라도 평생 목회에 헌신한 이들을 향한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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