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의 주지사인 마수키 챠하자 푸르나마가 이슬람 성서인 코란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약 9시간에 걸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푸르나마 주지사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거주하는 국가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주지사로 당선된 유일한 크리스천 지도자다.

호주 일간지 <Sydney Morning Herald>는 "50년 만에 공직에 당선된 그가 경찰의 수사대상이 된 배경에는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푸르나마 주지사는 자카르타 사우전드 아일랜드 방문 당시 “코란이 '비무슬림에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가르친다면, 이는 무슬림에게 거짓을 전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수천 명의 무슬림들이 거리에 모여 ‘신성모독죄를 범한 주지사를 처벌하라’고 시위를 한 것이다.

2017년 주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푸르나마 주지사를 두고 급진주의 무슬림들은 “신성모독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른 주지사는 재선을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신성모독은 최고 5년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로 간주된다.

이에 주지사는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유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재선 포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의 시위는 날이 저물면서 격렬해졌고, 경찰은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기에 이르렀다.

약 100,000 명의 무슬림이 참여한 이번 시위에서 수십 명의 시민과 경찰이 부상을 당했으며, 경찰이 살포한 최루가스에 시위자 한 명이 천식으로 사망하는 등의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푸르나마 주지사가 시위대와 충돌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주지사로 당선되고 취임하기 전에도 무슬림 군중은 그가 크리스천이라는 이유로 “주지사 관저에 난입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주지사의 취임을 반대했다.

박해 받는 크리스천을 위한 기구 오픈도어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크리스천 박해가 43번째로 극심한 국가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87%가 무슬림으로, 크리스천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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