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국 목사(KWMA 사무총장)
2017년 노벨문학상에 밥 딜런이 뽑힌 것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림원은 그의 노래가 귀를 위한 시라고 칭송하고, ‘그는 놀라운 방법으로 리듬을 만들었고 인내를 승화시켰으며 획기적인 사고를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필자는 이 소식을 듣고 이름과 스타일이 비슷한 가수 밥 말리를 생각했다. 그에게는 ‘짐바브웨(Zimbabwe)’라는 대표곡이 있다. 짐바브웨는 로디지아(현 짐바브웨의 옛 지명) 시절 흑인들이 백인들의 학정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던 노래로, 흑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일어난 토지점거 운동은 악랄한 백인 지주들의 땅에서부터 일어났고, 결국 무가베 대통령은 백인농장 몰수 정책을 채택하여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하여 짐바브웨는 독립 20년 만에 금수조치(Sanction)라는 강제철퇴를 맞아 커피 수출금지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길을 걷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무가베 정권의 장기 독재와 부패의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2015년부터는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약 일주일간 이곳에 머물면서 경제가 어려웠던 것을 실업의 극심 현상과 경제구조의 여러 제약 현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백인 농장에 들어와 사는 흑인들이 내일을 기대하는 모습을 그들의 교회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침 한 농장에서 교회를 개척한 한 한국인 선교사와 함께 그 현장을 방문했는데, 흑인들과 드린 예배는 감동적이었다. 갈대로 엮은 벽 안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으로 드리는 율동적인 예배는 시종일관 뜨거웠다. 그리고 예배 후, 교회학교 건물 벽만 완성됐으나 지붕은 없는 그곳에서 완공을 향한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온 교인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백인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많은 건물들과 농장을 지은 공로를 잊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남긴 수도 하라레에서 마주친 예쁜 건물과 가로수의 아름다운 모습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부를 너무나 독점하는 바람에, 그들은 거의 전부를 잃게 되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윈-윈 게임(Win-Win Game)이 아닌 루즈-루즈 게임(Lose-Lose Game)이 되어가는 선교현장 속에서 밥 딜런의 노래는 다시금 우리들의 마음을 적신다.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사람으로 불리게 될까?’
‘그래,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야 포탄이 영원히 금지될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짐바브웨의 인근 나라 나미비아도 백인들의 부의 독점 현상이 지금도 심하다. 자그마치 상위 10%의 부가 하위 10% 부의 129배라니 말이다. 그러나 이들 부자들은 짐바브웨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교회와 사회단체가 나서서 기본임금제를 채택하여 부를 조금씩이나마 나누고 최악의 파행을 면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만델라는 그런 점에서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복수 대신 용서를 택했고, 분리보다는 동행을 설득했다. 아프리카 한 나라에서 그의 덕을 기리는 동상 앞에 섰을 때, 만델라라면 밥 딜런의 노래를 이렇게 불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 속에 있는 예수만이 알고 있지’
‘그분이 바로 인생 문제의 해결이라네’
 
필자가 이번 여행 때 잠비아의 한 교회 주일예배에서 전한 설교의 결론도 ‘Jesus Christ is the answe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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