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대한 실망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작은교회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성장제일주의에 빠져 갈수록 대형화·세속화되는 한국교회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작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다음 달 이러한 교회들을 알리고 운동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20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2016 작은교회 박람회’ 기자회견이 열렸다.ⓒ뉴스미션

100개 교회 및 단체 참가…워크숍도 열려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박득훈 방인성 이정배 정상시, 이하 생평마당)이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3일 열리는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2016 작은교회 박람회’를 소개했다.

작은교회박람회는 세속에 빠진 한국교회 현실에서 탈피해 새로운 교회 공동체의 길을 모색하고자 ‘탈성장’·‘탈성직’·‘탈성별’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2013년 처음 시작됐다. 올해로 네 번째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학교(이하 감신대)에서 진행된다.

‘작은교회, 세상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70여 교회와 30여 단체 등이 참여해 총 100개 부스를 꾸밀 예정이며, 이밖에 다양한 부대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특별히 이번부터는 단순히 각 교회 및 단체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마을생태 △녹색교회 △사회적 참여 △스토리텔링 여성영성 등 4개 분과 워크숍을 마련했다. 발제와 함께 참가자들은 현장 목회의 콘텐츠와 사례를 서로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감신대(원), 한신대(원), 국제신대원 등 신학생들과의 대화 시간도 열려 앞으로 목회의 길을 가게 될 신학생들에게 선배 목회자들이 경험을 전수하고, 조언하는 자리도 조성된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박득훈 목사(새맘교회)는 “올해를 본격적인 작은교회 운동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작은교회야 말로 탐욕에 사로잡혀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와 세상의 희망이라는 점이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배 교수(전 감신대)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역사가 주는 중압감 때문에라도 이 일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작은교회 운동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한국교회에 맞는 좌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복음적·생명적·한국적’인 교회를 추구했던 신앙 선배들의 마음가짐을 회복할 것을 강조하고, 이번 행사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실질적으로 이러한 가치를 지니고 사역하는 목회자들과 교제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얻게 되길 소망했다.

이어 이번 자리가 “작은교회 운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목회자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교회에 실망한 사람들에게는 이런 교회가 있음을 알려주고, 목회자의 길을 앞둔 신학생들에게는 ‘이런 길을 가보라’ 추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실패한 자들의 모임이 아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아직도 교회가 이 땅의 희망임을 알리고 전하는 모임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생평마당은 박람회에 앞서 오는 27일 오후 7시 감신대 웨슬리채플관 제1세미나실에서 ‘작은교회 운동을 위한 한국적 교회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박득훈 목사와 김영철 목사(생평마당 사회위원장), 이은선 교수(세종대, 생평마당 신학위원장)가 나서 △가난한 교회, 저항하는 교회 △성직의 민주화:작지만 탁월한 지도력을 위하여 △한국적 교회, 성(聖)·성(性)·성(誠) 등을 발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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