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이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목사 등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4명을 특별사면키로 했다. 특별히 이단 규정자의 사면에 대해 그간 교단 안팎의 큰 주목을 불러왔던 만큼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예장통합 '제100회기 특별사면 선포식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뉴스미션

특사 대상자 발표…2년 유예기간 가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채영남 목사, 이하 예장통합)이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제2연수실에서 '제100회기 특별사면 선포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예장통합은 지난 9일 ‘제100-13차 임원회’를 열고 이명범 목사(레마선교회 대표), 변승우 목사(사랑하는교회), 김기동 목사(성락교회), 고 박윤식 목사(평강제일교회) 등 이단 규정자들에 대해 사면을 결의한 바 있다. 이번 자리는 교단 총대와 성도들에게 결의 사항을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제100회기 특별사면위원장 이정환 목사는 “이단 규정자들을 포함한 사면 대상자들에 대해 충분한 심사 및 연구 절차를 거친 결과, 이들의 특별사면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이들은 과거 본 교단이 지적한 잘못된 자신들의 주장과 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한편 현재는 모든 것을 금하고 있다”며 “앞으로 올바른 목회와 신학을 갖도록 본 교단의 지도와 재교육을 받겠다는 약속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특별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어 채영남 총회장은 ‘사면신청자들 중 회개와 개전의 정이 뚜렷하고 총회의 지도와 인도를 받기로 약속한 이단관련자를 사면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로 맞이함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포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하며 특별사면을 공식화했다.
 
채 총회장은 “사면을 신청한 사람들과 교회들의 과거 주장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자신들이 행한 적절하지 못한 신앙행위들을 진심으로 뉘우치며 회개하고 용서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성경과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용서는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밝혔다.
 
이번에 사면이 공포된 이단 관련자들은 향후 2년의 유예기간을 거치게 된다. 이 기간 예장통합은 전문인으로 구성된 ‘특별사면과정동행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에 대한 △신앙 및 신학교육 △교리체계 재구성 △상담 △이단피핵회의 치유와 화해 및 교단과 한국교회 내 공감대 확산 △모니터링 등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유예기간 중 사면을 받은 자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면취소를 결의할 수 있도록 했다.
 
“’사면’ 했지만 ‘이단해제’는 아냐” 논란 예상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예장통합 내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결의가 진행되더라도 오는 26일부터 열릴 제101회 총회에서 총대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타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총회 측은 “100회기 내에 한시적으로 사면하기 위해 특별사면위원회 구성을 청원해 허락 받은 것”이라며 “101회기에 가서 사면 문제를 결의하게 한다면 총회의 결의가 무효가 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자문 받은 상태”라고 일축했다.
 
또한 예장통합은 이번 결정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가 아닌 특별사면위원회에서 이뤄진 데 대해 ‘이단 해제’ 관련 다툼이 빚어질 지도 모르겠다는 지적을 두고 “사면을 한 것일 뿐 ‘이단해제’를 한 것은 아니”라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아 향후 이 문제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총회 측은 이에 덧붙여 “이단해제는 이단사이비대책위에서 공식 제출하는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면은 이단 관련자들이 수정ㆍ개선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에서 용서하자는 것이며, 그들이 용서함을 받아 제대로 길을 가도록 도와가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총회의 기자회견 직후 진행된 사면 대상자들의 대 한국교회 공개 사과 자리에서는 일부 대상자들이 “‘이단 해제’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겨 양 측의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특별사면위원회는 지난달 말 최종 회의를 앞두고 기존 위원장이었던 이규 목사가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 차례 파행을 겪은 바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