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여파로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도 상당수다. 한국의 2015년 출산율은 1.24로 OECD 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당장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단기적인 대처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저출산 위기, 한국교회가 헤쳐나갈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살펴봤다.
 
▲저출산으로 인해 주일학교가 사라진 교회들이 늘고 있다. 저출산 시대를 맞이한 한국교회의 다양한 사역들을 살펴봤다.ⓒ뉴스미션 
 
정부 '저출산 보완대책' 마련…600억 긴급 투입
 
정부가 계속된 출산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저출산 보완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초부터 제3차 저출산 기본계획(2016~2020년)이 시행 중이지만, 1~5월 신생아 수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감소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정부는 지난 25일 600억~650억 원의 예산을 긴급하게 투입해 △난임 시술비 지원 확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 감독 강화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 국공립어린이집 및 국민임대주택 입주 시 우선권 △남성 육아휴직 수당 상향 조정 △결혼ㆍ출산 장려 캠페인 등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초저출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노력만으로 저출산 위기 극복은 어려운 일"이라며 "일과 가정의 양립이 실천될 수 있도록 기업 문화가 가족 친화적으로 바뀌고, 양성이 평등한 가족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도 △지자체 출산맵 구축 △지자체 저출산 정책 평가체계 마련 △행정·재정 인센티브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지자체 출산율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행자부는 지자체 저출산 정책을 평가하는 합계출산율과 지자체 노력도(결혼ㆍ출산ㆍ양육 예산 비율, 전담조직 구성 등), 지역별 출산ㆍ양육 여건(분만 가능 병원 수,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 등) 등을 내년 상반기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장려금 지원'부터 '수유실 설치'까지…"출산에 대한 인식부터 개선돼야"
 
최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교회도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크게 △출산 장려금 지급 △아이와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환경 조성 △출산의 성경적 의미 강조 △부모의 의식 변화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출산 장려 종합대책을 마련한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 이영훈 목사)는 성도와 교직원들에게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첫째 아이를 낳으면 50만원, 둘째는 100만원, 셋째를 낳으면 200만원을 준다. 현재까지 약 1800여 명의 산모가 장려금을 받았다.
 
지난 2012년부터는 다둥이상을 제정하고 첫 수상자로 13자녀를 출산한 남상돈(48)ㆍ이영미(48) 집사 부부에게 다자녀 보육지원금 1000만원과 상품을 전달했다. 또한 2015년부터는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작은 결혼식'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이영훈 목사는 “교회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며 "출산장려금만 가지고는 반짝 효과만 나온다. 앞으로는 극빈자를 위한 양육비 보조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나눔교회(담임 조영민 목사)는 지역적 특성을 살린 다양한 사역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교회다.
 
지난 2014년 부임한 조영민 목사는 지역의 필요가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젊은부부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젊은 어머니들을 위한 성경공부 모임을 시작하고, 영아부도 신설했다. 또 아이와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예배당 1, 2층에 있던 자모실을 새로 꾸미고, 수유실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또한 5월 11일 입양의 날을 즈음해 입양주일을 제정했다. 교인들에게 입양도 가족을 만드는 한 형태임을 알리면서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를 돕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어른 성도 290명 출석에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교회학교 출석인원이 110명에 달하게 됐다. 초등부의 경우 예배드릴 공간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조 목사는 "요즘 젊은 부부들 가운데는 굳이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젊은 세대가 마음껏 아이를 키울 수 있고, 어린 아이들이 적절한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출산의 성경적 의미 조명해야…부모의 인식 변화도 중요"
 
교회가 특별한 사역을 하기에 앞서, 성경에서 말하는 결혼과 출산, 양육의 사명을 가르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는 "성경에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한국교회가 이것을 가르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목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24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교회 안 성도들도 그 이상 낳지 않는다"며 "청년들을 대상으로 결혼예비학교ㆍ신혼부부학교 등을 활성화해 성경의 메시지를 부지런히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유치부를 담당하고 있는 오순절 전도사는 "부모의 의식변화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오 전도사는 "아무리 교회에서 질 좋은 교육을 한다 해도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가정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부모"라고 강조했다.
 
오 전도사는 "아이와 함께 예배하는 일은 대형교회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다 할 수 있다"며 "예배와 기도 훈련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 가정이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져야만 다음세대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 교회가 진행 중인 저출산 관련 사역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위해선,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봉수 목사는 "저출산으로 인한 교회학교의 붕괴는 한국교회 미래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젊은 부부가 편안히 예배드릴 수 있게 탁아시설을 만들고, 방과 후 돌봄 사역이나 놀이방 사역 등을 펼쳐 한국교회가 짐을 같이 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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