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사회복지기관으로 연 500억 원 대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감리회 태화복지재단이 사유화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감리교 전용재 감독회장은 이에 토론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가졌다.
 
사유화 의도 vs 감리회 지배 벗어나려는 시도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 목사, 이하 기감)가 최근 교단 내에서 불거진 ‘태화복지재단 사유화 의혹’ 논란과 관련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리회본부 회의실에서 공개토론회를 열고 사태 해결에 나섰다.
 
사회복지법인 감리회 태화복지재단은 미국 남감리교회 소속 마이어스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태화여자관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감독회장의 임기 중 사회복지법인 감리회 태화복지재단의 당연직 이사장이 된다’(교리와 장정 제135조 감독회장 직무 4항)는 기감 규정에 따라 통상 감독회장이 이사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제31회 입법의회 당시 ‘감독회장은 임기 중 사회복지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태화복지재단의 이사 1명을 추천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일부 목회자들 사이에서 태화복지재단이 사유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런 가운데 지난달 15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감독회장 임기를 3개월 앞둔 전용재 목사가 7월 말로 만료되는 자신의 임기연장을 안건으로 올렸다가 부결되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당시 이사회는 이사인 남문희 목사(논산제일교회)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8월 1일자로 남문희 목사가 사임의사를 밝혀 현재는 한우리교회 원진희 목사가 대표이사 직무대행 직 수행 중)
 
현재 총 10명의 이사 중 감독회장이 추천했던 사외이사 3명 등을 제외한 6인의 이사들은 임기가 만료된 만큼 전용재 감독회장을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 감독회장은 ‘감독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당연직 이사장으로 추대된다’는 태화복지재단 규정 조항을 들어 여전히 자신의 이사장직이 유효함을 주장하고 있다.
 
감독회장의 이사장 임기 만료를 주장하며 “감독회장이 퇴임 후에도 이사장으로 계속 남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이사들과 “사회복지기관 대표들이 힘을 합쳐 감리회 지배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라고 말하는 감독회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이다
 
“소문과 오해 답답…감리회 주도 운영 입장엔 변함 없어”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전용재 감독회장은 “감리회 감독회장으로서 태화의 대표이사로 심려를 끼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 생각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많은 부분, 소문에 의해 오해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감독회장으로서 임기가 끝나고 난 뒤 태화복지재단 대표이사가 되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며 오는 10월 감독회장 임기를 마치는 동시에 이사장직에서도 물러 날 것을 분명히 했다.
 
다만 “태화복지재단은 어김없이 감리회가 주관이 되어 끌고 나가고 있고 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감리회가 주도적으로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는데 대해선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개토론회에는 전 감독회장과 함께 송윤면 행정기획실장이 동석했으며, 반대 측으로는 김교석 목사와 성모 목사, 이은한 장로가 참여했다. 그렇지만 정작 문제를 제기한 이사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이에 실질적 해결에 이르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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