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는 빵을 다른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영혼 구령과 빈민사역에 힘써 온 한국구세군. 구세군의 ‘자선냄비’ 사역은 교계안팎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구세군은 1865년, 당시 감리교 목회자이던 윌리엄 부스에 의해 창설됐다. 한국구세군은 1907년 윌리엄 부스의 일본 집회에 참가한 한국인 유학생들의 요청으로 이듬해 서울 정동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한국구세군의 새로운 수장으로 지난 5일 공식 취임한 김필수 신임 사령관은 “3년 6개월의 임기 동안 건강한 구세군을 만들어 다음세대에 이어주는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필수 신임 사령관은 108년 역사의 한국구세군을 건강한 구세군으로 만들어 다음세대에 온전히 물려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뉴스미션

“건강한 구세군, 다음세대에 물려줄 것”
 
한국구세군은 사령관, 사관, 사관학교 등의 군대 용어를 사용한다. 철저하게 군대 시스템으로 교단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대 시스템은 좀 더 체계적으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창립자인 윌리엄 부스는 일사불란하게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복음 단체를 구상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군대 조직을 빌려 와서 형식을 갖추고 군인 정신으로 무장하면 죽어가는 영혼들을 효과적으로 구원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거죠. 이렇게 만들어진 구세군은 현재 전 세계 127개국에서 활발히 사역하고 있습니다.”
 
구세군은 매년 연말에 진행하는 ‘자선냄비 모금 운동’으로 유명하다. 교계는 물론이고 일반 사회에서도 선한 사역을 하는 단체로 정평이 나 있다.
 
자선냄비는 어려운 경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최고 모금액을 경신한다. 지난해의 경우 역대 최대 금액인 71억 원을 모금했다. 자선냄비에는 굶주린 이웃을 도우며 사랑을 전하고 복음을 전한다는 구세군의 기본정신이 담겨있다.
 
“한 손에는 빵을 들고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나가서 배고픈 사람이 있으면 빵을 먼저 먹이고, 그가 배부른 후에 복음을 들려줘서 영과 육을 함께 구원하는 것이 구세군의 기본 정신입니다. 감리교 목회자였던 윌리엄 부스가 구세군을 창립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빈 병과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한 어르신, 곱게 쓴 편지와 함께 고사리 같은 손으로 기부하는 어린아이 등 매년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필수 사령관은 3년 6개월의 임기 동안 ‘건강한 구세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08년 역사의 한국구세군을 거쳐 간 모든 선배 사역자들의 희생을 기리고 다음세대에게 건강한 구세구을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른 교단들과 마찬가지로 구세군도 다음세대 사역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예요. 그렇지만 힘들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게 다음세대죠. 구세군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생기를 불어주고 비전을 품게 하고 희망을 주려면 우리 같은 기성세대들이 똑바로 사역하며 건강한 교단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는 구세군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의 전문성과 차별성을 키울 생각이다. 특히 노인·아동 복지에 힘쓰고 오늘날 확산되고 있는 ‘중독’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구세군은 수많은 사회복지시설을 갖고 있습니다. 너무 많다 보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죠. 이 시설들이 전문성과 차별성을 갖추도록 해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음지의 사람들을 양지로 이끌어낼 생각입니다. 특히 요즘 문제시되는 여러 가지 중독에 대해서도 연구해 맞춤형 복지를 진행하려 합니다.”
 
끝으로 김 사령관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물질만능주의, 개교회주의를 지적하며 세상으로 들어가 낮은 곳으로 임하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에 교육·의료·구제 등 모든 면에서 신뢰도를 많이 쌓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개교회의 부를 쌓는 데만 급급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졌죠. 땅에 떨어진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그 위상을 되찾는 길은 결국 다시 세상으로 들어가 낮은 곳에 임하는 것뿐입니다. 낮은 자리의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어루만져 줄 때 사람들도 우리에게 다시 마음을 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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