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는 부부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며 섬기는 성도들의 사연이 감동을 전한다.ⓒ뉴스미션

지난달 20일 필리핀 한인 선교사가 괴한에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해 필리핀 한인사회와 한국교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에서 사역하는 부부 선교사의 아름다운 헌신과 이들을 섬기는 성도들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홀로 남은 김수연 선교사 위해 전 교인 '지극정성' 섬겨
 
故 김원배 선교사는 한국성서침례친교회 인준 1호 선교사로, 1984년 필리핀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다 2013년 소천했다. 김 선교사의 아내인 김수연 선교사는 선교지를 떠나지 않고 홀로 필리핀에 남아 성도들과 함께 21개 교회를 돌보며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김 선교사 부부는 지금까지 퍼주는 선교가 아니라 현지인들 스스로가 일어나 교회를 세울 수 있는 '자립선교'를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실제로 김수연 선교사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필리핀 사역 초기부터 국내 교회의 후원이나 물질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훈련시키셨다"며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물질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 부부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온 성도들은 홀로 남은 김수연 선교사를 지극정성으로 섬기고 있다.
 
Chillie Calantina 자매는 "선교사님은 저의 영적인 삶과 육신의 가족에게도 늘 관심을 가져주신 선생님이며, 나의 아버지"라고 전하며 김 선교사 부부를 향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김수연 선교사가 예배를 마치고 계단을 내려오던 중 넘어져 허벅지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 교인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게 됐지만, 수술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외국인이라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성도들은 행정기관을 돌아다니며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의료비 할인과 필리핀 건강보험인 필헬스 할인을 받도록 도와줬다.
 
이러한 혜택을 받았음에도 한화로 1,250만 원의 치료비가 청구되자, 한 성도는 자신이 직접 모은 600만 원을 치료비로 선뜻 내놨다. 성도들은 남은 치료비 650여 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은 교대로 병원에 찾아와 김수연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병간호를 자처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한 자매는 9일 간 휴가를 내 김수연 선교사를 간병했고, 다른 자매는 김 선교사가 퇴원한 후, 재활치료 받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같이 숙식을 함께하며 간호를 도맡고 있다.
 
김수연 선교사를 돌보는 성도들은 "자녀들이 장성하면 부모를 섬기며 돌보는 것이 마땅하지 않냐"며 김 선교사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현재 필리핀에는 선교사로 헌신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교회가 없는 지역이 많으며, 마약과 도박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선교사 멤버 케어 인력도 시급한 상황이어서, 한국교회의 기도와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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