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골교회의 한 목회자가 생면부지의 젊은이에게 신장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충남 예산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김덕주 목사(신석감리교회)가 바로 사연의 주인공이다.
 
이식 수술 후 회복 중에 있는 김 목사는 이제 막 수술을 마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매우 평온한 얼굴이었다. 자신의 결단이 ‘삶으로 보여준 한 편의 설교’가 되길 바란다는 김덕주 목사를 직접 만났다.
 
 ▲생면부지의 젊은이에게 신장을 기증한 김덕주 목사는 말로만 하는 설교보다 삶으로 실천하는 설교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뉴스미션

13년간 ‘혈액투석’ 생면부지 환자에 신장기증
 
5년 전, 우연한 기회로 장기기증 서약을 했던 김덕주 목사. 그는 사후 장기기증은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별 고민 없이 서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혈액암,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교회 성도들이 장기기증자를 찾지 못해 어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존 시 장기기증’으로 신청서를 수정했다.
 
“교회 권사님 한 분이 혈액암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시다가 겨우 골수 기증자를 만나서 수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또 심장병을 앓았던 집사님도 오랫동안 고생하시다가 기증자를 만나 회복하셨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생존 시 장기기증’ 신청을 했죠.”
 
김 목사는 이번 일로 특별한 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 신장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나섰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증을 하기로 결심한 바로 다음날, 오랫동안 심장 기증자가 나서기를 기다리던 교회 집사도 기증자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
 
“만약 제가 신장기증을 주저했거나 미뤘다면 하나님께서 이런 은혜를 부어주셨을까요? 저는 이번 일로 두 가지 은혜를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한 가지는 내 몸의 일부를 떼어주며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된 것. 또 한 가지는 기증자를 찾은 집사님을 비롯한 여러 성도들이 특별한 영적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이뤄진 은혜입니다.”
 
김 목사의 신장을 기증받은 윤제익 씨는 13년간의 혈액투석 생활을 끝내고 새 삶을 선물 받았다. 김 목사는 윤 씨가 행복한 삶을 되찾아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장을 기증받은 분에게 제 신상을 전혀 알리지 않았어요. 다만 목사라는 것만 밝히도록 했죠. 제 신장을 받았다고 해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행복하고 건강하게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김덕주 목사가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지도 어느덧 20여 년.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목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목사가 입으로 설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무엇보다 삶으로 그 설교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성도들도 은혜를 경험하게 되죠. 저의 삶과 행동이 한 편의 설교가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몸과 마음을 바칠 각오가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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