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있는 선교단체나 교단이라도 체계적인 MK(선교사 자녀: Missionary Kid) 사역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여력이 없는 파송 단체와 사역에 바쁜 부모로 인해 선교사 자녀들은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부모의 문화권이나 현지 문화권에도 녹아 들기 어려워 안정적인 소속감을 느끼기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GMP 이훈 선교사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Re-entry MK'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미션
 
방치되는 MK…'정체성 회복' 도움 절실
 
지난 2013년에 발표된 MK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선교사 자녀(이하 MK) 85%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선교사인 부모를 꼽았지만 부모처럼 선교사로 사역하는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또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전문적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아 충격을 주었다.
 
15년째 MK 사역을 하고 있는 이훈 선교사(GMP)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MK들이 방치된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며 "게임에 빠져있거나 자신들이 버려졌다는 생각에 정서가 불안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MK들은 어느 문화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어려움이 있는 반면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선교지 문화와 부모 문화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들을 돕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자녀 교육과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교사들과 MK들이 분명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에 따르면, MK의 삶은 통상적으로 △한국에서의 삶(Pre-field Life) △선교지에서의 삶(On-field Life) △한국으로 재입국한 삶(Re-entry Life) 등 총 3단계를 거친다. 이 선교사는 "부모가 첫 단계에서부터 자녀들이 타문화권 삶을 준비하도록 돕는 가운데 의미 있는 사람들과 헤어질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1, 2단계에서 부모의 자녀 교육을 돕는 교재를 만들어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아빠, 우리 어디로 가는거야?>, <비바! MK Life!>로 △MK에 대한 이해 △현지에서 친구 사귀기 △학습 및 진로 가이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15년에는 'Re-entry' 가이드 어플도 개발했다. 오랜 외국 생활로 적응이 쉽지 않은 MK들을 위해 이 선교사와 후원자들이 의기투합해 완성할 수 있었다. △이성교제와 결혼 △이단 대처 △생활 정보(핸드폰 개통, 장학금 등) 등이 제공된다. 참여형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처럼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선교사는 "MK들이 한국에 돌아와 이단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교회가 MK 사역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일에도 힘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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