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온 성도가 ‘마을 살리기’에 올인한 교회가 있다. 부천 새롬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마을 내 어린이집, 도서관 만들기로 시작해 독거 어르신 반찬 제공, 최근에는 마을 협동조합 구성과 축제 활성화까지. 말하자면 지역 사회복지사들이 할 일을 교회가 하고 있는 셈이다. 한 교회의 열정으로 '온 마을이 살아난' 이야기를 소개한다.
 
 ▲경기 부천시 약대동에 위치한 부천 새롬교회는 목회자와 온 성도가 마을 살리기에 사역을 집중하고 있다.ⓒ뉴스미션

마을 공동체 이끌어 가는 부천 새롬교회
 
부천 새롬교회는 1986년 경기 부천시 약대동에 자리한 뒤 지금까지 마을공동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교회를 개척해 30년째 담임하고 있는 이원돈 목사는 개척 초기, 교회를 짓기도 전에 탁아소(어린이집)를 먼저 세워 마을의 아이들을 돌보는 사역부터 시작했다.
 
1980년대 약대동은 영세공장이 많던 대표적인 도시 근교 빈민 지역이었고, 마을 내 대부분의 부모들이 공장 노동자로 밤늦은 시각까지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다니지만 방과 후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하는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목사는 탁아소가 자리잡은 뒤에는 학생들을 보살피고, 방과 후 끼니를 제공하는 공부방을 만들었으며 그의 뜻에 함께하는 교인들 역시 각자 사재에 있는 책들을 모아 글방을 시작했다. 당시의 공부방과 글방은 현재 ‘새롬지역아동센터’와 ‘약대 신나는 가족 도서관’으로 주민들 곁을 지켜오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건, '한 가정을 살리기 위해선 온 마을이 살아나야 한다'는 이 목사의 신념과 이에 협력한 성도들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수많은 가정이 해체되는 모습을 본 그는 가정지원센터를 세워 가정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고, 주민자치센터와 협력을 통해선 어르신들에게 반찬을 제공하고 한글 및 문외교육을 실시했다.
 
이렇게 10여 년 간 섬김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신뢰를 얻은 새롬교회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부터 본격적인 마을 공동체 설립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는 부천시와 약대동 주민센터 등 지자체 및 시민단체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그 결과 △청년 사회적 기업 ‘아하 체험 마을’ △카페와 떡방앗간을 운영하는 협동조합 ‘달나라토끼’ 등이 탄생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기간 열리는 마을 축제 ‘꼽사리 영화제’에는 첫 회 약 1000명이 방문하는 놀라운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근 교회들과 연합해 매주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심야 식당을 열고 있으며, 마을 방송국도 운영하는 등 새롬교회를 중심으로 한 마을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는 “협동조합과 마을 방송국, 심야 식당 등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주민들과 청년, 청소년들에게 마을에도 희망이 있다는 치유와 화해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특히 꼽사리 영화제와 같은 마을 축제는 마을의 협동심과 자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사회 전체를 목회 대상으로 삼아야”
 
 ▲이원돈 목사ⓒ뉴스미션

이 목사는 자신의 사역을 ‘생명망 목회’라고 소개한다. 마을 내 학습, 문화, 복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과 함께 영적 돌봄망을 만듦으로써, 마을의 생명을 살리고 하나된 치유와 화해의 생명 공동체를 이뤄간다는 것이다.
 
새롬교회는 지금껏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과 기관을 직접 찾아, 그들의 필요를 듣고 함께 기도에 힘쓰고 있다. 지역사회를 돌며 물질적, 정신적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도움을 제공하고 각각의 기도 제목을 정리해 중보한다. 교회를 위한 기도와 심방이 아닌, 지역을 위한 기도와 심방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가 세상의 신뢰를 잃은 이때에 교회가 먼저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교회를 위한 교회와 목회자와 교인이 아닌 지역을 위한 교회와 목사와 교인들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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