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하면 흔히 해외 나라들을 떠올리지만, 국내에도 추천할 만한 코스들이 많다. 사단법인 하이패밀리가 '꼭 가봐야 할 국내 성지순례 코스'로 7교회를 소개했다.
▲경기도 설곡산에 자리한 생명의빛 교회 내부 전경

당시 시대상 반영한 '기역자 교회'…100년 넘은 성공회 교회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 김수근 선생이 지은 경동교회(서울 장충동)는 1945년 광복 직후 일제시대에 사용되던 천리교 교당을 허문 터에 지은 교회다. 현재 건물은 1981년 김수근 선생이 수도원 형식을 모티브로 삼아 건축했다.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는 듯한 교회 외관은 예수가 골고다로 향했던 최후의 순간을 체험케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명 '기역자 교회'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전북 금산교회. 1905년에 미국 선교사 테이트(Lews Boyd Tate)가 설립했다. 기역자 교회라는 이름은 당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남녀가 따로 앉을 수 있도록 설계한 데서 비롯됐다.

상량문(上樑文)에는 성경구절이 적혀 있는데 남자석은 한문으로, 여자석은 한글로 써 있어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게 한다. 실내에는 과거 교회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오래된 종탑, 풍금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1900년대 영국인 선교사에 의해 지어진 강화도 성공회 교회. 이 교회는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사찰의 건축 양식에 따라 외삼문과 내삼문을 지나가면 기와를 얹은 본당이 있다. 범종과 종곽도 있다. 하지만 내부는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 양식을 연상시키는 기독교 예배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노아의 방주 재현한 '방주교회'…세계서 가장 작은 원형교회도

교회 전체가 홍송으로 둘러싸여 있는 생명의빛 교회(경기도 설곡산).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가 담임목사 시절,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을 위한 수도원을 계획하며 건축에 착수했다. 프랑스 베르사이유대학의 신형철 교수가 설계를 맡아 2011년 4월 착공했다. 12미터에 이르는 높은 천정이 청량감을 주며, 641개의 홍송이 교회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방주교회

제주도 방주교회는 세계적인 건축의 거장, 재일교포 故 이타미 준이 건축한 교회로 알려져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7대 건축물로 선정된 바 있는 방주교회는 이름 그대로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해서 지어졌다.

교회 내부에서는 제주의 변화무쌍한 자연 경관을 마음껏 느낄 수 있으며, '자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건축가의 정신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청란교회는 한국 최초의 선교사 칼 귀츨라프 선교 180주년과 하이패밀리 20년의 역사를 기념해 2012년 세워졌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형교회이자, 초소형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교회 앞뜰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어 묵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미술관이 있는 수목장', '아포리로드' 등 다양한 랜드아트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앙코르웨딩, 유아세례, 야외결혼식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지만, 평양 보통강변에 자리한 봉수교회는 북한 최초의 공식교회당이다. 조선기독교연맹에 의해 설립돼 1988년 11월 첫 예배를 드렸고, 2005년 11월 지상 3층 600평 규모로 재건축됐다. 유럽의 고풍스런 건축 양식을 연상시키는 예배당에는 현대식 스크린 장치와 음향 시설이 구비돼 있다. 현재 30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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