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무자비한 횡포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대항한 주기철 목사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져 3월 17일 개봉된다. 주 목사의 숭고한 정신은 현대인과 세속에 물든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TV 다큐멘터리로 방영돼 큰 호응을 얻었던 <일사각오>가 영화로 관객들을 다시 만난다ⓒ뉴스미션

TV 다큐 호응 힘입어 영화로 재탄생

주기철 목사는 일제 강점기 때 신사참배에 저항하며 47세 젊은 나이에 옥사한 순교자다. 그는 믿음의 눈으로 일본의 패망을 확신했기에 신사참배는 거부해야 할 절대적 신념이었다.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는 "130년밖에 안 된 한국교회이기 때문에 주기철 목사가 만약 유럽에 있었다면 2000년 역사에 가장 빛난 성자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KBS TV 다큐멘터리 <일사각오 주기철>은 지난해 성탄특집으로 방영됐다. 9%대라는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115분의 영화로 재탄생했고 생생한 증언과 상항 재연을 가미해 팩션 드라마로 완성됐다.

<일사각오>를 연출한 권혁만 KBS PD는 "신앙이 없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도 주기철 목사는 삶의 표본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는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추앙받고 있고 우리가 흙수저로 태어난 것보다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한지를 주 목사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는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인간 주기철의 고뇌와 갈등을 13세 아들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점도 눈에 띈다.
 

주 목사는 독립운동가로 선정됐고 순국선열로도 국가가 인정했지만, 의도적인 정치운동가는 아니었다. 철저히 하나님 앞에서 신앙을 지키려 했을 뿐이다.

손자 주승중 목사(주기철기념사업회 이사장)는 "내연적으로는 신앙을 지키고자 했는데 외연으로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희생과 헌신으로 드러났다. 항상 가족 때문에 고통스럽고 힘들어했다. 과연 저도 할아버지가 걸었던 신화의 길을 좇아갈 수 있을까 마음엔 늘 부담이 됐다"고 술회했다.

<일사각오>에서는 신사참배 반대가 단순 종교 행위가 아닌 민족운동사에 길이 남을 업적임을 조명하고 있다. 거대 권력 앞에 굴복하지 않는 소신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깨닫게 한다.

국가 비판엔 날을 세우면서도 애국정신 호소엔 덤덤한 세태와 회개가 절실한 한국교회. <일사각오>는 대한민국이 어떤 이들의 눈물과 희생으로 지켜왔는지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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