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생한다고 늘 안타까워하고, 형제들 사이에서도 양보심 많던 아이였는데... 정말 착했던 우리 딸이 이럴 수가 있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신천지에 빠져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린 딸. 엄마는 잃어버린 딸을 제자리로 되돌리려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당사자를 만나 자세한 경위를 들어봤다.
 
▲신천지에 빠져 있는 딸을 구하기 위해 김 씨는 최근 신천지 센터나 교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뉴스미션

“편입공부 한다고 휴학 해놓고… 알고 보니 신천지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성미(가명, 52세) 씨는 지난 1월 중순, 자신의 둘째딸(23세)이 신천지에 깊이 빠져있음을 알았다.
 
강원대에 다니던 딸은 2년 전 편입시험을 준비한다며 휴학을 하고 학교 근처 자취방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지난 해 8월 편입시험이 있던 날, 딸은 늦잠을 잤다며 시험을 보지 않았다. 공부하고 있다던 스터디룸에도 딸은 보이지 않았다.
 
김 씨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새벽에 나가는 딸을 뒤쫓아갔는데, 새벽에 신천지교회에 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거짓말을 하고 신천지에 올인했던 것이다. 자취방에도 매일 신천지 학생들이 모임을 갖는지 신천지 소굴이 돼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딸이 신천지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 펜션에 데려가 며칠 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단 전문 상담소에 가서 객관적인 상담을 받아보자고 권유했다. 딸은 완강히 거절했다. ‘비진리를 먹는 것이니 절대 안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딸은 김 씨가 잠을 자는 동안 펜션을 빠져나갔고, 친구 집에서 지낸다며 열흘 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 씨는 이후 청평, 부천, 춘천 등지 신천지 센터와 교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를 시작하자, 딸이 신천지 섭외부장이라는 사람과 시위현장에 나타나 피켓을 뺏고 검은 스프레이를 뿌리며 무력으로 시위를 막아 섰다.
 
김 씨는 “섭외부장이 딸을 신천지에서 영구 제명하며, 스스로 찾아오더라도 전국 어느 신천지에서도 받아주지 않겠다는 것과 이단 상담을 받게 하겠다고 약속을 해 시위를 종료했다”며 “하지만 아이는 신천지 교회에 계속 나갔고, 상담소에도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돌변한 딸 “시위 하지 말라. 집에 불 지르겠다” 협박도
 
김 씨는 다시 시위를 재개했다. 시위가 계속되자 딸은 전에 없던 폭력적인 행동으로 시위를 막기 시작했다.
 
김 씨의 차 타이어를 송곳으로 찔러 10여 개의 타이어를 바꿨고, 김 씨의 옷을 가위질로 난도질해 방 안에 펼쳐놨다. 차 트렁크 속의 스피커와 피켓을 망치질 해놓고, 끝내는 차 앞뒤 유리를 모두 깨부숴놨다.
 
김 씨는 “끔찍한 만행이 극에 달했다. 딸에게 대화를 시도했지만 ‘목에 칼이 들어와도 상담소에 안가고, 죽어도 교회를 가야겠다. 한 번만 더 시위하면 집에 불을 질러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하더라. 지금도 딸은 매일 새벽같이 나갔다가 밤 12시가 다 돼서 집에 온다. 주말에는 아예 집에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변해버린 딸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 김 씨는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그 와중에 화목했던 가정도 깨져버렸다.
 
김 씨는 “시위를 할 때마다 딸의 행패가 계속되니 큰 아이와 막내도 힘들어하고 집안이 매일 전쟁터다. 남편은 교회라면 다 싫어하고 ‘부모를 속인 딸은 자식으로 생각도 안한다’며 그만두라고 말한다. 얌전하고 침착해서 동생도 잘 돌봤던 착한 아인데 180도 달라진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김 씨가 신천지 센터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는 딸이 김 씨의 차 앞뒤 유리창을 모두 깨부쉈다.ⓒ뉴스미션

“버티다가 상담소 가면 ‘깽판’” 신천지의 피드백 지시
 
차분하고 얌전했다는 딸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김 씨는 딸이 신천지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캡처한 딸의 핸드폰 메시지에는 실제 섭외부장 등 신천지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매 상황마다 딸에게 일정한 행동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딸에게 보내진 일부 메시지에는 “우선 상담 받으러 가자 하면 버티다가 엄마가 난리 치면 가는 거야. 가서 그 사람한테 나는 받기 싫은데 엄마가 하도 그래서 스트레스 받아서 왔다, 나는 신천지도 안나가고 교리적인 거 잘 모르고 관심도 없다, 다 짜증난다 소리지르고 할 수 있어요?” 라며 “가서 깽판(을 치라)”고 지시하고 있다.
 
또 이들은 부모의 차 종류와 색깔, 번호를 묻고, 시위를 언제 어디로 나가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김 씨는 “딸은 스프레이, 망치, 송곳 등을 어디서 구했는지 적시에 가지고 있다가 범행 후 어디론가 가져간다. 꼭 반납하는 것처럼. 송곳도 손잡이 부분에 검은색 테이핑이 돼 있는데 이런 건 쉽게 구할 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혼자서 하는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본지 기자는 섭외부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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