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해제로 불거진 한기총 막장 행보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최근 한기총을 탈퇴한 예장합동이 보수 교단들과 연대해 연합기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황규철 총무가 기자들에게 보수교단 연합기구 설립 추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뉴스미션

“대표성 상실한 한기총, 보수교단이 힘 모아야”

예장합동(총회장 안명환 목사)이 6일 오후 서울 대치동 총회회관에서 임원회를 열고, 논란이 되고 있는 한기총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교단 연합체제를 구축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황규철 총무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보수교단 연합사업을 추진토록 하되, 실행위의 논의를 거친 뒤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기서의 연합사업은 새로운 연합기구 설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한기총과 타 연합기관을 안고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합동과 고신, 합신, 예장개혁총연, 하나님의성회, 예장고려개혁, 예장개혁연대 등 7개 보수 교단들의 전ㆍ현직 총무들은 지난 3일 합동 총회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한기총 사태에 관해 보수 교단들이 한 목소리를 내자는 데 뜻을 모으고, 연합체의 필요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단독 보도했던 기독신문은 보수 교단들의 연합기구인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가 오는 17일 출범할 것이며 준비위원장에는 황규철 합동 총무, 사무총장에는 박종언 합신 전 총무, 서기에는 하나님의성회 박한근 목사가 각각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연합기구의 구체적인 이름과 출범 시기, 핵심 인물들이 공개되면서 이날 임원회에서의 결의 여부에 교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터였다.

이에 대해 황 총무는 “연합기구의 정확한 명칭과 출범 시기 등은 확정된 바가 없다”며 “보수교단 연합체가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2월 중 열릴 실행위원회가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 임원회의 결의가 ‘여러 가지 가능성’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긴 하지만, 합동이 보수교단들의 연합전선을 통해 한기총의 행보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만은 확실하다. 이단 해제로 시작된 한기총의 막장 행보가 한국교회 연합기구의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셈이다.

황 총무는 “그동안 우리 교단은 한기총이 국가에 대한 보수, 신학에 대한 보수를 표방해 왔기에 함께해 왔던 것인데, 이번에 이단 해제를 통해 신학에 대한 보수를 저버렸다”며 “한기총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보수교단들이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섣부른 움직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연합기구의 설립은 한국교회의 또다른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고, 각 교단 대표들과의 구체적인 합의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합신의 경우, 직전 총회장이 한교연 대표회장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기 때문에, 연합기구 참여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구체적인 그림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어찌됐든 한기총이 연합기관으로서의 대표성을 상실했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보수교단들의 연합체는 어떠한 형태로든 한국교회 지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또한 오는 21일 총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판도가 어떠한 흐름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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