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가 그간 파장을 일으킨 공동선언문의 '파기'를 선언했다. WCC한국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직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총무 거듭 사과 "책임 통감, 공동선언문은 파기"

김영주 총무는 4일 오전 10시 서울 연지동 교회협 예배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선언문 이후 거취를 밝혔다.

김 총무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17일 교회협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사과한 이후 2주 만에 에큐메니칼 진영에 대한 사과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 WCC총회 준비를 위한 4개 단체 합의문에 대한 논란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회장의 담화문에 나타난총무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지적과 견책을 무겁게 여기며 다시 한 번 이번 사건으로 모든 에큐메니칼 가족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드리게 된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무는 '공동선언문 파기'를 선언했다.

그는 "공동선언문이 넘지 말아야할 범위를 넘어 도저히 합의할 수 없는 내용이 있어 서명을 취소한다"며 "공동선언문은 파기됐다"고 선언했다.

공동선언문 서명 과정에 대해서 김 총무는 "한국교회 전체가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WCC 총회가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며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영주 총무 끝내 눈시울 붉혀

김영주 총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집행위원장 사퇴'를 택했다.

그러나 김총무는 교회협 총무로서 WCC 총회 준비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행위원장직 사퇴에 대해 김 총무는 '한국준비위원회의 독주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김 총무는 '왜곡된 준비위원회 운영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냐'는 질문에 긍정하면서 "교회협은 금년 사업의 주제를 공공성 회복으로 잡았다. 공공성 회복이라는 말이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한다"고 이를 에둘러 표현했다.

김 총무는 이어지는 질문에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WCC총회보다는 교회협이 저에게는 더 소중하다"며 "교회협 총무와 집행위원장 두 가지 중 선택을 해야 한다면 교회협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선언문 파장이 3주 만에 교회협 김영주 총무가 WCC한국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직 사태와 공동선언문 파기를 선언했지만, 이 사태가 어떻게 수습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에큐메니칼 진영이 공동선언문 발표 이후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이번 공동선언문 발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WCC한국준비위원회 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로 부산전진대회까지 치렀기 때문이다.

한편 김영주 총무는 '공동선언문 파기'와 '집행위원장직 사퇴'에 관한 입장을 기자회견 직전 WCC한국준비위원회 위원장 김삼환 목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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