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덕 ⓒ데일리굿뉴스
결국 그렇게 되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은 했지만 타살 혐의는 찾지 못한 채 영구 미제 사건으로 끝나고 말 공산이 크다.
 
지난 4월 한강 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채 발견된 의대생 故 손정민씨 사건 이야기다. 숨지기 전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에 대해 경찰은 최근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변사 사건 내사 종결에 이어 손씨 사망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절차가 사실상 모두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사건을 보면서 누구나 느낀 감정이었겠지만 왜 술을 함께 마셨던 친구A씨는 아이폰과 갤럭시로 타입도 전혀 다른 핸드폰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들고 간 것일까? 술에 취해 들어갔으면 상대도 집에 갔겠거니 하고 그대로 자버리던가 잘 들어갔는지 전화 한 통화 쯤 해 볼 텐데 왜 부랴부랴 모든 식구들이 동원돼 없어진 친구를 찾겠다고 새벽녘에 공원을 헤맸던 것이지… 신발은 더러워져서 바로 버렸다고 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질 만한 구석이 많았고 생때같은 그것도 전도유망한 의대생 아들을 하루아침에 먼저 보낸 부모의 안타깝고 딱한 심정을 떠올리며 온 사회가 한동안 떠들썩했다.
 
유튜브에서는 거의 매일 수십 건씩 관련 소식들이 제대로 확인도 되지 않은 채 결정적 증거 영상 운운하며 쏟아지는 바람에 곧 범인이 잡힐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대부분은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한 무리한 내용의 기사가 많았다.
 
필자도 당시 친구와 강남에서 저녁 모임을 마친 뒤 도대체 멀쩡한 젊은이가 한강 공원에서 술을 얼마나 어떻게 마셨길래 며칠 뒤 강물에 빠져 주검으로 발견됐던 것일까 혹시 실족사 할 가능성이라도 있는 곳인가 하는 생각에 현장을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날 밤도 한강 공원 잔디밭 곳곳에는 젊은이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맥주나 소주 등을 마시며 한가로이 여름밤을 보내고 있었고 고 손정민 군도 친구와 함께 저렇게 술을 마시고 놀았을 텐데 하는 생각과 말없는 저 잔디밭은 그날 일어났던 모든 일을 생생히 보았을 텐데 도대체 그 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답답한 마음을 누를 길 없었다.
 
물에 빠진 사고 혹은 물에 빠뜨린 사건(?)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의 강변에는 어처구니없이 유명을 달리한 전도유망했던 젊은 의대생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명복을 비는 사람들이 갖다놓은 조화들이 한껏 처연한 슬픔을 자아내고 있었다.
 
한때 온 사회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던 한강 의대생 사망사건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렇게 잊혀지는가 했지만 경찰이 최근 '증거불충분'으로 최종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니 당시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다 키운 의대생 아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오죽하랴 싶어 다시 짠한 마음이 든다.
 
경찰은 손 씨가 사건 당시 입고 있던 티셔츠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을 통해서도 재 감정했고 손 씨 뒤통수에 난 상처도 다시금 살펴봤으나 이것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는 등 혐의를 입증할만한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고 손정민군의 아버지 손현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돌아온 정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경찰의 결정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불송치결정통지를 받으면 그 내용을 보고 이의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의 제기가 있으면 경찰은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하고 검찰은 필요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지만 범인은 고사하고 우리 아이가 어떻게 죽은 것인지 만이라도 납득할 수 있게 알려 달라는 애끓는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기는 지금으로서는 지극히 난망해 보인다.
 
‘하늘의 그물코는 성긴 듯 보여도 결코 빠져 나갈 수 없다’는 옛말이 조금이나마 그에게 마음의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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