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8.4%에 불과한 반면 불신한다는 비중은 48.3%로 높았다. 이처럼 사회에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신뢰도는 실추를 거듭하고 있다.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개신교의 이신칭의(以信稱義) 교리는 오히려 ‘성화(독실한 신앙생활을 통해 성령이 역사해 축복받고 거룩해짐)적 삶’의 부진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원종천 박사(아신대 명예교수)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칭의론 오류를 개혁하고자 성경적 칭의론을 주장한 루터의 이신칭의는 이면에 성화부진의 우려를 낳았고, 루터의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적 문제로 대두됐으며 계속되는 양상을 띠게 됐다”고 지적했다.

원 박사는 10월 23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열린교회(담임 김남준 목사)에서 ‘위기의 시대, 개혁신학의 대응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개혁신학회(회장 박용규 교수, 총신대 명예) 가을 학술대회(비대면)에서 ‘성화부진에 대한 개혁신학의 대응과 과제: 역사신학적 고찰’이라는 주제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원 박사는 ‘성화부진’이라는 한국교회 현실을 생각하며 개혁신학이 역사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고 현재는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루터의 이신칭의는 종교개혁의 깃발’이었다고 정의한 원 박사는 스위스 종교개혁자들은 독일 종교개혁자 루터의 이신칭의를 분명히 수용은 했으나, 율법과 선행 부분에서 루터와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신칭의는 인정하지만 그 안에 율법과 선행의 역할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원 박사는 루터의 이신칭의 교리에 대해 츠빙글리, 에코람파디우스, 칼빈, 백스터, 존 오웬, 김세윤 등 시대별 신학자들이 주장하는 견해들의 유사점과 치이점 및 성화부진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노력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박사는 “한국교회의 윤리 도덕적 문제는 이중칭의 구도를 가르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종교개혁 신학이 바울의 칭의론을 잘못 해석해서도 아니다. 개혁주의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한국교회의 도덕적 문제는 이신칭의의 믿음 부분을 너무도 쉽게 만들어 놓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박사는 이런 문제점에도 전통적으로 개혁신학은 이신칭의로 말미암아 본의 아니게 나타나는 성화부진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즉 스위스 종교개혁자 츠빙글리, 에코람파디우스 등이 첫 시도에 나섰고, 그 후 존 칼빈을 통해 확대 보강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존 오웬과 같은 개혁주의 청교도들을 통해 상황에 맞게 적용됐음을 설명했다.

원 박사는 특히 “개혁주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사용한 무기는 ‘언약신학’이었고, 이러한 언약신학은 신구약을 연결시켜 성경 전체를 그리스도 중심으로 이해하게 했다”면서 언약신학이 예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줘 칭의 교리를 명확하게 밝혔으며, 성화부진에 대한 도전을 가능케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1~3발표로 진행된 가운데 발표별로 총 7개 분과로 나눠 발표를 진행했다.

본 학술대회에 앞서 회장 박용규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 설교자 김남준 목사(열린교회)는 ‘신학함: 빛과 자기깨어짐’(레 24:2)이라는 설교를 통해 “출애굽 당시 성막은 창문이 없는 대신 등잔불을 만드는 규례가 있었는데, 진리의 빛이 없으면 절대로 하나님을 섬길 수 없다”면서 “이처럼 진정으로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는 계시의 빛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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