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교계 대표 연합기관이 통합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인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 역시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자리로 세 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줄곧 비공개로 진행했었던 통합 관련 회의를 언론에 공개한 것도 처음이다.
 
▲연합기관 통합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석회의를 열었다. ⓒ데일리굿뉴스

먼저 예배로 이날 회의가 시작됐다.
 
메시지를 전한 권태진 목사(한교연 통합추진위원장)는 “연합해서 싸울 것 같으면 과연 한국교회의 연합이 무슨 유익일까 생각해 본다. 하나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코로나로 한국교회 1만교회가 없어졌다는 통계가 있다. 그만큼 예배장소를 잃어버렸다는 건데 통합도 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잘못”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각 기관 대표를 비롯해 통합추진위원장, 통합추진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기관별 한테이블로 나란히 앉아 서로 마주보도록 삼각형을 만든 회의장은 참석자들에게 다소 낯선 듯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각 기관 대표들의 인사말로 회무가 시작됐다.
 
한기총 김현성 임시대표회장(변호사)은 “8월 통합 추진 발표 이후 양자 또는 교섭회의를 계속 진행해 왔고 통합추진 위원들이나 위원장들끼리 수차례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교연에서는 목사가 아닌 분과 논의할 수 없다고 해서 다른 분을 보내기도 했다”며 “모든 부분에 있어 다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실제 그 과정에서 법률가로 그동안 나름대로 진행됐던 역량을 발휘하도록 노력하면서 합의가 딱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진척이 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통합을 위한 시간이 녹록치 않다. 법률가로서 경험을 말하자면 시기를 놓치면 다 놓치게 된다”며 “모든 기관, 관계자 분들이 통합에 대해서는 다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논의보다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접근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은 “한기총과 처음 만남을 가졌을 때 결의한 내용이 있었다. 통합을 위해 한기총이 먼저 정상화를 하고, 한교총은 정체성을 밝히는 것을 일관되게 말씀드렸다”며 “큰집에서 장자, 맏아들이 작은 이에게 양보해야 하고, 통합을 위해 점진적으로 노력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교총 소강석 대표회장은 “코로나 앞에서 무력해진 한국교회를 보면서 그동안 한국교회는 카르텔(파벌, 담합 등의 의미)에 빠져 있었지 않은지 돌아보게 됐다”며 “한국교회는 동거와 운영의 차이를 넘어 문화막시즘(사람의 생각과 사상을 바꾸고 세뇌시켜 혁명 하려는 것)과 네오막시즘(정통 마르크스주의의 변종, 반기독교적 정서)으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코로나를 맞았다. 한 기관이 한 마음을 가지고 싸워도 힘들 판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교회를 지킨다는 것은 너무 힘들고 벅찼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세 기관이 하나된다면 무엇을 못하겠나.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가 되고 싶다면 언제든 통합은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20여분간의 회의 끝에 세 기관은 기자들에게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전히 기관들이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통합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지형은 목사(한교총 통추위 서기)의 브리핑 통해 발표된 합의문 전문.
 
<한국교회 기관 통합을 위한 연석회의 합의문>
 
1. 한국교회와 민족 앞에 한국교회를 바르게 섬기지 못한 일을 참회하는 심정으로 회개한다.
2. 한국교회는 철저한 방역에 힘쓰며 자율적인 예배 회복에 최선을 다한다.
3. 세 연합기관은 서로 존중하며 연합기관의 통합에 최선을 다한다.

[오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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