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만 남부 가오슝의 1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은 120가구가 거주하는 이 건물에 불이 나 9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EBC 제공 영상 갈무리)

대만 남부 도시 가오슝(高雄)시의 40년 된 노후 주상복합 건물에서 불이 나 주민 최소 46명이 숨자고 41명이 다쳤다.

14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4분(현지시간) 가오슝시 옌청구의 청충청(城中城)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청중청 빌딩은 지하 2층, 지상 13층 주상복합 건물이다. 지하와 지상 1∼5층은 폐쇄된 상태였고 7∼11층에 약 120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의 노후 주거지에 있는 청중청 빌딩은 40년 된 노후 건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빌딩 내 집은 싼 곳의 경우 한 달 임대료가 2천 대만 달러(약 8만 4,000원) 가량으로 고령의 독거노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가오슝 소방 당국은 소방차 75대와 소방관 159명을 투입해 오전 7시 17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구조 작업이 끝나고 나서 리칭슈(李淸秀) 가오슝 소방국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모두 46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시간이 새벽 시간인 데다가 고령의 거주자들도 많아 피해가 컸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소방대원들이 현장에서 소화수를 분사해 불길을 잡으면서 사다리차를 타고 건물에 진입해 조를 나눠 구조에 나섰지만, 통로에 쌓인 잡동사니들이 많은 데다 모든 가정을 찾아가 주민들을 구조하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재는 1층의 한 폐가게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문을 닫은 1층의 다구(茶具) 판매점에서 시작된 불이 1분 만에 맹렬한 불길로 커지며 1층 전체로 번져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인위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천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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