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은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역이자, 또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순종이 습관이 되면 불순종이 어려워진다’고 고백할 만큼 이른바 ‘순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케냐에서 27년째 선교를 이어오며 묵묵히 순종의 길을 걷고 있는 임은미 선교사를 만나봤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파송 케냐 선교사인 임은미 선교사를 만나봤다.ⓒ데일리굿뉴스
 
Q. 오지의 땅 케냐로 선교를 떠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워싱턴 순복음제일교회에 교육 전도사로 있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때 가족 수양회에 강사로 오신 분이 아프리카 선교사님이었어요. 그 분이 수양회 끝나고 저에게 아프리카에 세울 학교에 교수가 필요한데 오셔서 같이 사역하시는 게 어떻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저는 기도해보겠다고 했죠.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그분이 다음 가족 수양회 때도 또 강사로 오셔서 기도해보셨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턴 정말 남편과 같이 진지하게 기도해봤는데 마음이 안 생겼어요. 그래서 선교사님과 같이 식사하러 나가기 전에 남편한테 ‘선교사님께 우린 못 간다고 당신이 말씀 드려라’라고 했어요. 그러기로 했고요. 선교사님께서 만나서 식사하고 헤어지기 전에 ‘돌아가면서 한 명씩 기도합시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근데 남편이 ‘하나님 뜻이면 아프리카로 가겠습니다’라고 기도하는 겁니다. 집에 가서 ‘대체 왜 그랬냐. 이렇게 변덕스러워도 되는 거냐’ 했더니 ‘변덕스러운 건 안 좋지만 하나님의 종이 순종하지 않는 건 더 안 좋은 거야.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시는데 내가 어쩌겠어’라고 해서 가게 됐죠 결국.
 
Q. 케냐를 선교지로 정한 후의 마음은 어떠셨나요?
A. 남편과 제가 그 때 신혼이었어요. 그래서 아파트도 새로 꾸미고, 신학교 졸업하고 멋지게 살아볼 생각으로 여러가지 준비해 놨었죠. 그런데 마련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전부 팔아야 해서 솔직히 아까운 마음이 컸고 ‘가는 게 맞나’ 싶으면서 속상했죠. 그런데 가기 바로 전 날, 집 앞에 나와서 하늘을 보는데 별들이 너무 반짝반짝 빛났어요. 반대로 눈을 돌려서 본 고층 빌딩들은 전부 허무하게 느껴졌죠. 하나님께서 전혀 미련 없이, 망설임 없이 떠날 수 있게 해주신 은혜였어요.
 
Q. 27년동안의 케냐 사역 중에서 기억나는 특별한 사건이 있으실까요?
A. 신학교에서 한 경비원을 만난 거예요. 그 당시 학교에서 만난 한 경비원이 책을 들고 있길래 ‘책을 좋아하냐’고 물어봤더니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예수님 믿느냐’고 물어봤더니 ‘반반이다’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나에게 책이 많이 있는데 모두 예수님에 대한 책이다. 그래도 빌려가겠냐’고 또 물었는데 빌려가겠다고 해서 여러 권을 빌려줬어요. 제가 준 책들을 읽고 그분이 원죄에 대한 질문이 생겨서 제가 설명해주고 그 때 그분이 예수님을 영접했어요. 그 후에 사무실에 와서 책을 또 빌려가면서 저한테 ‘선교사님, 왜 미국 땅에서 아프리카 땅으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것 같으시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 나라의 영적인 리더들을 키워내는 신학교의 교수로서…’ 거창하게 제 비전을 설명했죠. 그랬더니 그 분이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선교사님을 보내신 이유는 나 한 사람 때문이예요’라고 말했어요. 하나님께서 그 때 알려주셨죠. 한 사람의 소중함을.

Q. 새벽 4시 묵상을 27년째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계세요. 묵상의 유익 소개해주세요.
A. 주인이 하는 말을 알아들어야 순종을 합니다. 아침에 해야, 또 매일 해야 하나님이 뭐라고 하시는 지 알아들을 거고, 할 수 있는 능력도 하나님께서 주시잖아요. 하나님과 1 대 1 관계를 우선순위로 안 두면 다 내 지혜와 능력, 내 힘으로 하게 돼요. 그럼 번아웃, 탈진하겠죠. 저는 삶이 아무리 바빠도 묵상 먼저 해요. 그러니까 매일매일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27년 사역했는데 아직까지도 탈진 없습니다.
 
Q. 순종하려면 하나님의 음성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하나님의 음성인지 분별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나요?
A. 하나님의 음성은 긍정적인 음성이예요. 항상 나를 사랑한다고 말씀하셔요. 여기에 포커스를 두고 내가 하려는 일 때문에 내 마음이 기쁜가를 봐야 해요. 죄를 지으려면 기쁨이 없거든요. 하지만 하려는 일이 어려운 일일 순 있겠죠. 그럼 기도하게 되는가, 그 다음엔 감사하게 되는가를 보세요. 방향성이 중요한 겁니다. 음성 듣고 난 다음에 하나님이 더 좋아지는가, 싫어지는가. 예를 들면, 지금 너무 외로운데 그 때 하나님께서 ‘왜 외롭다고 그래. 내 이름은 임마누엘이야. 나는 너와 함께해’라고 하시면 하나님 음성인거죠. 반대로 ‘죽어버려. 사람이 그럴 때 자살하는거야. 인터넷 들어가봐’ 그러면 하나님 음성일리가 없죠.
 
▲최근 출판된 임은미 선교사 저서 <나는 이렇게 순종했다>ⓒ데일리굿뉴스

Q. 최근 책 <나는 이렇게 순종했다>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순종이 친근감 있게 느껴졌으면 해서요. 참된 순종은 기쁘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쓰게 됐습니다. 기쁜 일 하려면 조금 힘들더라도 왜 못하겠어요. 순종하려면 우선 하나님을 사랑해야 해요. 복종이 아니고 순종이니까. 순종을 할 때 아무리 힘든 일이어도 힘들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주님과 함께 가는 길이기 때문이예요. 예를 들면, 수술 받으러 갈 때 마취 하잖아요. 어떤 수술을 하든 안 아프죠. 마취 했으니까. 순종할 때도 사랑의 마취가 되면 무슨 일이든 고통스럽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십자가는 등에 지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가야 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십자가를 바라보고 따라가죠. 예수님을 바라보고 가다 보면 사랑하니까 가게 돼요. 그만큼 죄에 대한 묵상을 하기 보다 하나님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을 쫓아 거룩한 삶을 살다보면 죄가 따라 오다가 허덕거리게 돼 있어요. 이 책을 보시고 순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사역 계획과 비전에 대해서 나눠주세요.
A. 정년 퇴직이 얼마 안 남았어요. 나머지 삶을 선교사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어요. 이번에 한국 온 이유가 한동대학교와 MOU 맺으려고 왔거든요. 아프리카에 ‘청년 기독 연맹’이 있는데 거기에 2년 전부터 대표를 맡고 있어요. 그곳에서 하는 일이 대학생 청년 리더들을 키우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한동대학교 국제개발협력대학원 석사 학위 따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보내기로 했어요. 기독교 가치관을 가진 한동대학교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을 다시 케냐에 데려가서 사회에 영향력 있는 리더로 양성시키는 것이 꿈입니다. 동시에 케냐에 연대와 고대처럼 기독교 가치관을 가진 대학교를 만드는 것도 새 비전입니다.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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