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1·3살 된 두 손자와 함께 추락해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1·3살 된 두 손자와 함께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1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1분께 부산 한 아파트 화단에서 60대 A 씨와 3살 B 군, 1살 C 군이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119와 경찰은 주민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중 숨졌다.
 
A 씨와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손자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숨진 A 씨가 손자들과 함께 아파트 15층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담긴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하고 할아버지가 손자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아들은 부인과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이며, 현재는 숙려기간인 상태로 아이들 양육권 때문에 갈등을 빚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과 숙려기간 절반에 해당하는 45일씩 아이들을 맡기로 했는데,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A 씨 홀로 아이들을 돌보는 기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A씨가 인근에 사는 아들 집을 방문한 뒤, 아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다각적인 수사를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부모-자녀 동반 극단적 선택’은 총 25건으로, 대부분 가정불화와 생활고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족동반 극단적 선택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강한 가족주의와 가부장 문화에다 사회적 안전망 부재가 극단적인 선택을 부채질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자녀를 포함한 가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가장이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하고 가족동반 극단선택은 살인이자 최악의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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