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카드에서 출시한 신용카드다. 이름은 '시발(始發)카드'다.(사진제공=BC카드)

시대가 변하고 스마트폰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한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용어들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욕설을 기반으로 한 '네이밍 마케팅'까지 등장했는데, 한 카드에서 MZ세대인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출시한 신용카드에 욕설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이름은 '시발(始發)카드'다. 카드사 측은 "커피, 쇼핑, 택시 등 말 그대로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욕하면서 쓰게 되는 돈이라는 뜻의 신조어인 '시발비용'이라는 인터넷 용어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배구선수 김연경을 모델로 한 식빵광고다.(사진제공=SPC삼립)

배구선수 김연경은 경기 도중 욕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식빵언니'로 불리며 유명세를 탔고, 식품업체는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기까지 했다. 또 시바견을 캐릭터로 내세운 '시바견' 치약 마케팅도 등장했다.
 
언어유희를 이용한 욕설 마케팅이 연이어 등장하자 재미있다는 반응보단 불편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시민들은 "재미를 추구했지만 오히려 품격이 떨어져 보여 거부감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가 컸다. 최은주(44)씨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 보는데 자극적인 것 같아서 불편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문경선(44)씨도 "욕설이 담긴 광고를 볼 때 낯뜨거울 때가 있다"며 "아이들이 보는 시간대는 그런 광고를 자제해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욕설이 마케팅을 통해 일상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MZ 세대들에겐 옳고 그름의 문제들이 모호해질 수 있다"며 "사회적인 정서나 도덕적인 기준들도 보다 더 자극적인 것들을 추구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욕설 마케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표명하는 것과 건강한 소비문화운동이 하나의 대응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광훈 원장은 "욕설 마케팅을 활용한 물품들을 구매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문화운동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마케팅이 결코 성공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민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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