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구매 40% 줄고 정기 구독은 늘어
청소년 큐티 판매 감소...신앙 전수 우려

 
 ▲성서유니온 사무실에 가득 꽂혀있는 큐티와 신앙서적ⓒ데일리굿뉴스

성도 개인의 신앙생활에 이용하던 큐티(QT) 판매량이 10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장예배마저 제한된 상황이라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 기독 출판업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 초반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던 큐티 판매량이 지난 1년 새 급감했다. 성서유니온이 발행하는 ‘매일성경’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성서유니온 측은 큐티 판매량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코로나19를 지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교회 내 대면 모임이 제한되자 당장 교회에서 단체로 구매하던 물량이 줄었다.

성서유니온 김대로 출판국장은 “큐티 판매량의 대부분이 교회 단체 구매"라며 "대면 모임이 제한된 이후 단체 구매의 38% 정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생명의 삶’을 발행하는 두란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판매량이 5% 줄었다. 
 
큐티 판매 감소는 성인보다 청소년 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상승세를 이어오던 성인 큐티와 달리 청소년 큐티는 2011년부터 해마다 3~4%씩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판매량이 약 11%나 떨어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2만부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성서유니온 관계자는 “청소년 큐티 판매량 변화는 교회 내 다음세대 문제가 가시화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10명 중 5명이 고등학교 졸업 후 교회 내 청년부에서 활동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두란노 측은 청소년 신앙문제의 원인은 가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청소년기 신앙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이뤄지는 만큼 가정 내에서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탓이라는 것이다. 
 
두란노 정재학 부장은 “부모의 권위가 약해지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가정에서 신앙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교회 내 청소년 비중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했다.
 
 ▲2021년 성서유니온의 표어ⓒ데일리굿뉴스

그렇다고 큐티 판매가 마냥 줄어들지만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개인 정기구독자는 오히려 늘었다. 매일성경의 경우 지난해 개인 구독자는 6000명 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단체 모임에서 개인묵상이 주를 이루며 개인 구독이 늘었다.
 
큰 글자로 된 큐티 판매량도 상승했다. 시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년층의 구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서유니온 김 국장은 “지금은 신앙생활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체질 변화가 필요한 때”라며 “매일 큐티를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여전히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두란노 측은 최근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 내 소그룹 모임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큐티 강의나 세미나도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두란노 정재학 부장은 "내년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두란노의 모든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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