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우리 주변의 선한 이웃과 가슴 따뜻한 삶의 현장을 소개하는 <굿-뉴스>를 연재한다. 이 땅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선한 행적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편집자 주>

 
  ▲김미선 원장(각시미용실) ⓒ데일리굿뉴스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각시미용실은 빨간 티셔츠와 재킷, 바지 차림의 ‘빨간 천사’로 불리는 김미선 원장(62).
 
김 원장은 미용실 옆 20평 남짓한 공간에 여러 구제 옷을 정리하며 머리를 손질하러 오는 손님들에게 개당 1,000∼5,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다. 이들 구제 옷은 미용실 단골들이 주로 가져다준다.
 
또 타지에서도 물품을 직접 기부 받기도 한다. 옷가지 외에도 신발이나, 가방, 책 등도 가끔씩 받아 손님들에게 판매한다. 옷을 구매한 손님들은 사랑의 열매 로고가 그려진 상자에 돈을 넣는다.
 
이렇게 상자에 모인 돈은 김 원장이 모두 사랑의 열매에 기부한다. 지난 1월에는 지난해 판매 수익금 236만 원을 전달했다.
 
김 원장이 이렇게 구제 옷을 팔아 이웃을 위해 기부하기 시작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난 4월부터는 매월 50만 원을 사랑의 열매에 보내고 있다. 한 달 수익금이 그 정도는 되지 않지만, 돈을 보태 일정액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받은 구제옷을 팔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전주 각시 미용실 김미선 원장, 사진은 구제 옷을 정리하는 김 원장. (사진출처=연합뉴스)

김 원장은 구제의류를 모아 판매하는 것과 관련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옷이 모일 줄 몰랐다”며 “새것과 다름없는 옷을 받아서 팔고, 이 돈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당초 김 원장은 27여 년간을 주위의 독거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봉사를 해왔다. 전주 영광교회 권사인 김 원장은 남편 박상권 장로와 함께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삶을 실천해왔다.
 
김 원장은 “비록 없는 형편에 1,000~2,000원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생각으로 주변의 소외계층들을 위해 집에서 중식을 제공해왔다”면서 “예수님을 닮아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40여 명에 달하는 독거 장애인 등 불우이웃들을 위해 본인의 집에서 식사를 제공해온 것이다. 이를 위해 오전 5시에 일어나 국과 반찬을 준비해 정성껏 음식을 마련해 대접했다. 특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에도 음식을 차려놓은 덕분에 알아서 밥을 먹고 가는 이들도 있었다.
 
김 원장은 식사 외에도 무료 이발과 쌀 등을 제공하는 선행을 베풀었다. 그러다보니 도움을 받는 장애인들 가운데는 김 원장을 ‘엄마’라고 부르며 따른다. 한 손이 불구인 어떤 장애인은 주변 아파트를 돌며 헌옷가지들을 주워 와서 김 원장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이런 정성에 너무 감사하고 감격했다고 김 원장은 전했다.
 
 ▲미용실에서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전북 전주시 각시미용실 김미선 원장 (사진출처=연합뉴스)

노인들에게는 3,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머리를 손질해주는 주는 것도 김 원장의 또 다른 봉사차원의 서비스다.
 
처음에는 자녀들이 김 원장 부부의 선행을 말렸다. 6남매라는 적지 않은 자녀들을 키우면서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삶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김 원장 부부는 여행이나 외식 등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검소한 생활을 해왔다. 자녀들의 만류와 반대에도 이웃을 위한 봉사와 섬김을 멈추지 않자 자녀들도 이제 더 이상 부모의 선행과 섬김을 만류하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19로 그동안 해오던 중식 대접을 못하게 된 만큼 김 원장은 "배가 고파 미용실 앞을 서성이던 손님, 신체 일부분이 없어 움직이지도 못하던 장애인 손님, 모두 어떻게 끼니를 해결하고 있을지 걱정"이라며 예전의 중식 대접을 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편 박 장로는 적십자봉사 주민자치위원장으로, 그 자신은 전주시 사랑의열매 단장을 맡고 있는 김 원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의 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면서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남을 진정으로 돕고 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김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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