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국제 춘천 고(古) 음악제가 지난 9월 11일부터 청정의 도시 춘천에서 열리고 있다.

사실 음악제는 별도의 큰 홀을 갖춘 대공연장을 연상하겠지만, 이번 음악제는 ‘고 음악’이라는 제목에도 어울리듯이 국립춘천박물관의 작은 전시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간이 의자를 배치한 채로 진행됐다.
 
 ▲국제 춘천 고(古) 음악제 전경. ⓒ데일리굿뉴스

특히 밀폐된 공간이므로 최소 관객을 선 예약제로 받아서 연주자 포함 50명을 넘지 않도록 했다. 따라서 예약하지 못한 사람은 입장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지난 9월 12일 오후 7시에도 연주는 계속됐다. 공연 전반부는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콘체르토 안티코(대표 송은정)가 비발디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G단조 RV 157’, ‘마드리갈레스코 현악을 위한 협주곡 D단조 RV 129’ 그리고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 D단조 Op. 3/11 RV 565’를 연주했다. 후반부의 주제에 버금가는 멜로디에 부합하듯 죽음을 위한 서주처럼 들려주므로 후반부의 성 음악을 기대하게 했다

콘체르토 안티코는 르네상스 이전의 기악과 성악이 함께 연주됐던 시대의 음악을 현대의 관점에서 재구성, 재해석으로 음악적 조화를 시도해 보려고 노력하는 연주 단체다.
 
바로크 바이올린에 송은정, 최윤정, 한아영, 박지연, 바로크 비올라에 이정수, 바로크 첼로에 배기정, 하프시코드와 오르간에 김재연, 바로크 바순에 허영진, 바로크 콘트라베이스에 이윤숙 등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수학하고 돌아온 연주자로 특히 성 음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단체다

후반부는 역시 바로크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오르간,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하프시코드 등으로 이뤄진 안티코 콘체르토가 소프라노 이송이와 카운터 테너인 장정권과 함께 ‘어머니 옆에 서 계시다’를 연주했다.

이 곡은 총 12곡으로 이뤄진 곡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슬픔을 노래한 내용이다. 제1곡의 시작부터가 돌로로사(슬플, 고통)로부터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듀엣의 슬픔의 멜로디 속에 구구절절이 녹아 있는 곡을 안티콰 콘체르토와 함께 흐느끼는 듯한 표현으로 시작됐다

곡 중에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격정을 토로하는듯한 소프라노의 격렬함과 장엄함 그리고 이어지는 카운터 테너의 어머니로서의 따뜻하게 보듬는 듯한 표현 등이 교차하기도 한다. 마지막 12곡에서는 모든 것이 다 이뤄진 것을 의미하는 ‘아멘’이라는 종지를 향해 달려 나가면서 어쩌면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듯한 마음으로 끝을 맺었다

남성 알토 성부 또는 높은 음역의 테너 성부라고도 하며 팔세토라고도 불리는 여성의 알토와는 구별됐던 것으로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카운터 테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독특한 성부인 카운터 테너라는 남자의 성역으로 여자의 소리를 대신해야 하는 것으로 약간은 가냘프고도 또는 가성을 사용하기도 하는 그런 특별한 목소리였다.

춘천 국제 고 음악제는 ‘La Persona(가면)’라는 주제로 오는 18일까지 춘천 국립박물관에서 계속된다.
 

[이법민 선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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